3위의 반란 'KB자산운용' "연내 ETF 점유율 두자릿수대 목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구경민 기자 2021.05.27 05:24
글자크기

[ETF 큰장 선다]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

금정섭 KB자산운용 ETF&AI본부 ETF전략실장금정섭 KB자산운용 ETF&AI본부 ETF전략실장


"올 연말까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점유율을 두자릿수대로 높이는게 목표입니다."

올해 목표를 밝힌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2개사가 국내 ETF 시장을 거의 양분해왔던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이 업계 3위로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단 포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KB자산운용의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4조6932억원로 시장점유율은 7.8%다. 1위 삼성자산운용(50.8%),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27.6%)과 격차가 크긴 하지만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4.6%)도 멀찌감치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탁고 증가가 두드러졌다. 금 실장은 "올해 작년대비 1조4000억원 가량 한꺼번에 들어왔다"고 했다.

순자산이 급증한 것은 ETF 총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고 각종 테마형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결과다.



금 실장은 "현재 상품별로 다르긴 하지만 대표지수 보수는 0.012%~0.021%에 포진돼 있다"며 "글로벌 상품과 비교해도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향후에도 코스피200, 미국 S&P500, 나스닥100 등 대표지수 상품은 최저보수로 가져갈 계획이다.

그는 "대표지수가 전체 ETF 시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섹터이기도 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최저보수로 인한 '치킨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은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KB자산운용의 색다른 테마 상품은 투자자들의 눈길을 붙잡는 요인이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KBSTAR Fn수소경제테마 ETF'와 5세대 이동통신(5G)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Fn5G테크 ETF' 등 독특한 테마 상품의 순자산은 이달 기준 3518억원을 돌파했다.


채권 ETF도 KB자산운용의 강점이다. KB자산운용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채권ETF를 운영하고 있다. 26일 'KBSTAR KIS 종합채권액티브', 'KIS단기종합채권액티브', 'KIS국고채30년 Enhanced' 등 신규 채권 ETF 3종 상장으로 채권ETF만 총 20개를 운용하게 됐다.

금 실장은 "글로벌 ETF시장에서 채권ETF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라며 "국내 채권ETF 시장 규모도 올해 들어 순자산이 1조 3000억원 늘면서 전년대비 20% 넘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도 액티브ETF 출격…고객과 소통 강화
향후 ETF 시장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ETF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특히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퇴직연금 시장에서 ETF가 핵심상품으로 부상하면서 앞으로 전망도 밝다"고 했다.

액티브ETF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액티브 ETF는 저비용, 투명성을 강점으로 한 패시브 ETF에 더해 매니저가 직접 운용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액티브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은 다음달 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금 실장은 "6월 중 비메모리 반도체 테마 상품을 먼저 내고 가능하면 주기적으로 액티브ETF 상품을 출시하면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액티브ETF는 기존 ETF 시장 고객을 나눠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나갈 것"이라며 "지수 이외 알파에 대한 갈증이 있던 투자자들이 직접투자 방식의 액티브ETF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상품 라인업 확대·수익 극대화뿐 아니라 홈페이지 개편, 다양한 SNS(사회관계망) 채널 개설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고객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 연말 KB자산운용은 국내 점유율 두자릿수대를 달성한단 목표다. 금 실장은 "10~15% 정도로 점유율을 끌어올려 다양한 라인업의 상품들을 꾸준히 잘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