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다 계획이 있었다…수소 기업 가는 길, '그린뉴딜' 승부수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5.24 05:25
['탄소제로'로 진화하는 그린뉴딜]<4>포스코그룹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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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050년 수소 500만톤 생산을 선언했지만 아직은 수소 관련 인프라 구축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본업인 철강에서 친환경 수소 기업으로 가기 전, 포스코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등 그린뉴딜 사업에서 먼저 승부를 볼 계획이다.
일명 'Green & Mobility(그린 앤 모빌리티)' 사업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4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그룹 사업구조를 Green & Mobility 중심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며 "저탄소·친환경으로 대변되는 메가트렌드 전환 국면에서 포스코그룹은 철강을 넘어 전기차 강재 및 부품,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양극재, 음극재를 중심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그룹 계열사 차원의 역량까지 힘을 모으는 중이다. 포스코는 양·음극재 원료인 니켈, 리튬, 흑연 등을 조달하고 배터리팩에 전기차 전용 강재를 공급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기차 구동모터코아와 수소연료전지 분리판을 생산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료부터 이차전지소재, 전기차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의 완성이다.
포스코케미칼 이차전지연구센터에서 제품이 적용된 배터리셀을 테스트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극재와 음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수명, 충전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케미칼은 10년 전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초점을 뒀다. 저장 용량에 강점이 있는 흑연계 음극재와 니켈 함량이 80%가 넘어 출력이 높은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개발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유일의 흑연계 음극재 생산회사로 기반을 다지며 국내 1위, 세계시장 11%를 점유할 수 있게 됐다. 양극재 사업도 양산설비 증설속도를 높이며 2025년 세계 1위 양산 목표로 달리고 있다. 2030년까지 음극재는 현재 4만4000톤에서 26만톤, 양극재는 4만톤에서 40만톤까지 양산능력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이차전지소재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23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전경. PosLX공장 및 리튬 염수저장시설 포스코그룹은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원료를 자체 공급한다.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의 양극재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2018년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리튬 염호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 호주의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도 인수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통한 니켈과 코발트 원료 공급도 추진한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흑연광산권을 보유한 호주 BRM사의 지분을 인수해 음극재 원료 공급안정성도 강화했다.
전기차 전용 강재 및 부품 사업도 강화한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차 통합 브랜드 'e Autopos(이 오토포스)'를 출시하고 전기차 배터리팩용 고강도 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팩은 여러 개의 모듈에 각종 제어 및 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부품이다. 포스코 강재를 통해 차량 사고 시 배터리셀을 보호하고 배터리팩을 가볍게 만들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 포스코SPS를 통해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코아 양산체제를 갖췄다. 구동모터코아는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부품이다.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을 확대하는 중이다. 2025년까지 구동모터코아 400만 대 공급체제를 구축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외 판로 확대에 힘을 보탠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분리판용 스테인리스 소재를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넥쏘' 수소차에 공급하고 있다. 분리판은 연료극에 수소, 공기극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과 셀 사이의 지지대 역할을 한다. 드론용 수소연료전지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엔 로봇,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확고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다가오는 수소사회에서도 포스코는 그 중심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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