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7일 서울 용산구 아이오닉 5 스퀘어에서 아이오닉 5가 공개되고 있다. 2021.03.19. myjs@newsis.com](https://thumb.mt.co.kr/06/2021/05/2021052310514268584_1.jpg/dims/optimize/)
지난 14일 오후 2시쯤 만난 곽무신 현대자동차 전력변환제어설계팀장은 "V2L은 어디까지 확장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캠핑 덕후'들이 만든 V2L..전력량 확대·간편 사용으로 단점 극복
![현대차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의 V2L(Vehicle to Load) 기술개발을 담당한 성현욱 현대차 전력변환제어설계팀 파트장(왼쪽)과 곽무신 현대차 전력변환제어설계팀장(오른쪽)/사진제공=현대차](https://thumb.mt.co.kr/06/2021/05/2021052310514268584_2.jpg/dims/optimize/)
오히려 나중엔 출시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아우성일 정도였다. 그 결과 V2L 기능을 탑재한 아이오닉5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로 앞당겨졌다.
사실 V2L은 아이오닉5가 최초는 아니다. 그 이전에 대형 내연기관차에서도 노트북 하나 정도 충전할 수 있는 기초 단계의 V2L이 있었고, 2018년에 출시된 닛산 전기차 '리프'에서도 컨버터를 연결하면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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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력이 너무 약해 쓸 수 있는 전자기기가 제한적이거나, 컨버터가 너무 커서 실생활에 쓰기 어려웠다. 실제 리프의 홍보 문구도 "지진 등 재해로 전기가 끊겼을 때 유용하다"였다.
아이오닉5의 V2L은 이같은 기존 기술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 3.6kW의 고전력으로 일반 가정집에서 쓸 수 있는 전자·가전제품은 모두 쓸 수 있고, 사용 방식도 220V 단자에 전자기기를 바로 연결하면돼 간단해졌다.
"꽂을 수 있는 전자기기는 다 꽂아봤다"..4단계 안전장치도 마련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7일 서울 용산구 아이오닉 5 스퀘어에서 아이오닉 5가 공개되고 있다. 2021.03.19. myjs@newsis.com](https://thumb.mt.co.kr/06/2021/05/2021052310514268584_3.jpg/dims/optimize/)
V2L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각 나라마다 다른 전력 체계였다. 한국은 220V를 사용하고, 미국은 110V, 유럽은 230V를 사용하는데 주파수 마저 천차만별이라 이를 모두 호환할 수 있는 차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들은 아이오닉5가 받아들이는 전기를 각 국가의 규격에 맞게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덕분에 내수·해외용 차를 다르게 설계할 필요가 없어져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소비자들의 V2L 사용 방식을 예상해 테스트하는 것도 어려웠다. 현대차에서 V2L 사후 관리(A/S)를 '보증'하기 때문에 규격내 어떤 전자제품을 꽂아도 정상적으로 작동돼야했다. 배터리 한계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가혹조건을 조성해 대형 온열기·에어컨부터 스마트폰 충전기까지 꽂을 수 있는 전자기기는 전부 테스트해봤다.
성 파트장은 "소비전력 총합이 3.6kW 이하라면 멀티탭을 연결해 어떤 제품을 써도 무방하다"고 말했고 곽 팀장도 "과전압·과전류 등을 방지하는 총 4단계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V2L 애플 아이폰처럼 전기차 패러다임 바꿀 것, 테슬라·벤츠도 벤치마킹"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오닉 5 스퀘어에서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 5'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https://thumb.mt.co.kr/06/2021/05/2021052310514268584_4.jpg/dims/optimize/)
전기차가 움직이는 가정집, 사무실 등 전기가 필요한 어떤 장소로도 변할 수 있어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설명이다.
아이오닉5 전용 냉장고 등 V2L을 활용한 액세서리와 더불어 전기차끼리 전기를 나눠주는 V2V(Vehicle to Vehicle), 전기료가 저렴한 시간대에 충전해뒀다가 비싼 때 집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V2G(Vehicle to Grid) 등 관련 비즈니스도 무궁무진하다. 이미 기술적으로는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곽 팀장은 "지금 당장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V2L의 가능성은 무한하다"며 "이 기술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해내면 테슬라·벤츠 등 많은 전기차 제조사들도 벤치마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