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무조건 이긴다" 우승 향한 집념, 그렇게 매치퀸이 됐다

스타뉴스 춘천=심혜진 기자 2021.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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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KLPGA박민지가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KLPGA


박민지(23·NH투자증권)가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번째 대회 만에 3승을 수확했다. '매치 퀸' 타이틀에 이어 상금과 대상 등 주요 부문에서 독주하고 있다. 그의 우승에 대한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다.

박민지는 23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결승에서 박주영(31·동부건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7전 전승이다.



지난 16일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자, 지난달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까지 포함하면 시즌 3승, 그리고 자신의 KLPGA 통산 7번째 우승이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박민지는 상금 1위(4억8604만원)를 더욱 굳혔다.

1라운드 홍란(35·삼천리), 2라운드 인주연(24·삼천리), 3라운드 전우리(24·DB손해보험)를 모두 꺾고 토너먼트에 진출한 박민지는 16강 최예림(22·SK네트웍스), 8강 장수연(27·동부건설), 4강 지한솔(25·동부건설)을 모두 꺾고 올라왔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프로 12년차 베테랑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이 대회 전까지 총 251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아직 우승이 없었다. 절호의 기회를 잡았자민 박민지의 벽에 막혔다.

그래도 결승전답게 팽팽했다. 박민지가 달아나면 박주영이 따라붙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세 번의 동률 끝에 박민지가 15번 홀(파4)에서 6m 버디를 기록한 뒤 16번 홀(파3)에서 박주영이 3퍼트 보기를 하면서 승부의 추가 박민지 쪽으로 기울었다. 박민지는 결국 17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을 거둔 박민지는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대회에 왔는데 진짜 (우승을) 할 줄은 몰랐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 6개 대회서 3승 한게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미친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매치퀸을 향한 길은 멀기만 하다. 조별리그 이후엔 하루 36홀씩 뛰어야 한다. 우승까지 7번은 이겨야 하니 총 126홀을 돈 셈이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인함이 있어야 한다. 박민지가 그랬다. 우승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기어이 해냈다. 그는 "이번 대회는 '7차례만 이기면 우승'이라고 하더라. 10번 이겨야 하는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코스 안에서 죽자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코스에서도 힘들고, 경기를 마치고도 힘들다. 그래도 우승을 하겠다는 집념이 있었던 것 같다. '이만큼 했으니 충분히 잘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진짜 힘든데 내일도 이길거야. 무조건 이기자' 이런 마음을 가지고 나왔다. 그럼 마음이 플레이에 표시가 나왔다"고 말해 우승을 향한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설정한 3승이란 목표를 6번째 대회 만에 이뤄냈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박민지는 "목표를 생각지도 못하게 빨리 이뤄서 당황스럽긴 하다"며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승을 더 거두고 싶다. 아직 남아있는 대회가 많으니 한 단계씩 올라가 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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