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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수익률 넘을 수 있나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1.05.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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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54>국민연금 해외주식 운용성과 평가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해외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수익률 넘을 수 있나




올해 초 연기금의 리밸런싱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그런데 당시 논란의 초점은 국내주식 비중 축소에 있었고 해외주식 비중 확대에 대해선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고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해외주식 비중은 작년 말 23.1%에서 올해 2월 말 24.0%로 0.9%포인트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해외주식 목표 비중이 25.1%인 만큼 연기금의 해외주식 매수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평가액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206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 192조8000억원에서 약 13조4000억원이 늘어났다. 올해 말 해외주식 목표 비중(25.1%)을 맞춘다면 약 16조~17조원의 해외주식을 추가 매수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올해 순증하는 해외주식 평가액은 총 3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해외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수익률 넘을 수 있나
연기금의 리밸런싱에 대해 국민연금은 기금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장기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을 위해 해외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주식 비중을 점차 축소하고 그 대신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한 중기 자산배분 계획도 장기적인 연금재정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운용 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수립됐다.

그런데 연기금의 리밸런싱이 옳은 결정으로 평가를 받으려면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는 해외주식에서 초과수익을 내야 한다. 만약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고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면서 동학개미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던 터라, 해외주식 운용 수익률이 국내주식보다 열등할 경우 국민연금은 변명할 여지가 전혀 없게 된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운용성과에 대한 평가를 3년 이상의 장기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리밸런싱에 대한 성과 평가를 지금 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국민연금이 매달 기금 운용현황을 공개하고 있어 부분적으로나마 리밸런싱의 운용성과를 엿볼 수 있다.

해외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수익률 넘을 수 있나
연기금의 리밸런싱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2019년 이후의 운용성과는 국민연금이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비중을 크게 확대하기 시작한 첫해인 2019년에 해외주식 (금액가중)수익률은 30.63%로 국내주식(12.58%)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0년엔 해외주식에서 10.76%의 수익률을 얻는 데 그쳐 국내주식 수익률 34.89%에 크게 하회하는 열등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 1월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에서 3.98%의 수익률을 기록해 국내주식 5.24%에 하회하는 운용 성과를 보였다. 2월까지 누적으로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에서 5.57%의 수익률을 기록해 국내주식 7.30%보다 열등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리밸런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2년 조금 넘은 기간 동안 국민연금은 해외주식에서 13.68%의 수익률을 기록해 국내주식 17.56%에 하회하고 있다. 해외주식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국내주식보다 열등한 성과를 기록한다면 잘못된 투자가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연금재정의 장기 안정에 큰 손해를 끼치는 것이 된다.

해외주식 늘리는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수익률 넘을 수 있나
주식 수익률은 시장 전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성과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선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을 봐야 한다. 국민연금의 상대적 운용능력은 시장 전체 대비 초과수익률을 보면 파악할 수 있다.

2019년 국민연금의 해외주식의 벤치마크 대비 (시간가중)초과수익률은 0.19%포인트로 국내주식(2.38%포인트)보다 크게 낮았다. 2020년엔 해외주식의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1.41%포인트로 국내주식(1.21%포인트)을 상회했다.

그러나 올해 1월 해외주식의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 -0.41%로 추락해 시장 전체보다 열등한 수익률을 거뒀다. 1월 국내주식의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은 0.64%포인트였다. 2월까지 누적으로 해외주식의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은 0.19%포인트에 그친 반면 국내주식은 0.71%포인트를 기록해 국내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운용능력을 보이고 있다.

위와 같은 결과만으로 연기금의 리밸런싱이 잘못된 결정인지 판단하기는 성급하다. 그러나 리밸런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 이후 지금까지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비중을 크게 늘린 만큼 해외주식 수익률이 오르지 않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국내주식에 비해 열등한 운용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뼈아픈 성적이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연금재정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운용 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리밸런싱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린 해외주식에서 지금보다 더 높은 초과수익률을 거둬야 한다. 또한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며 동학개미들을 희생양으로 만들면서 강행하는 리밸런싱이니 만큼 해외주식에서 국내주식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내야 한다.

올해 말이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시작한 지 3년이 경과해 기금의 운용성과에 대해 3년 이상의 장기 평가를 의미있게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때까지 저조한 해외주식 수익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연기금의 리밸런싱은 잘못된 투자 결정으로 낙인찍히고 연금재정의 장기 안정성에 큰 손실을 입히게 된다. 그때는 잘못된 투자 결정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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