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기 미래에셋운용 부문장 "ETF 해외 선점..글로벌 메이저 도약"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정혜윤 기자 2021.05.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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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큰 장선다]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 인터뷰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운용)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경쟁자를 국내가 아닌 해외로 본다. ETF 시장점유율이 국내에선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2위지만 해외에선 590억달러(약 66조원) 규모로 16위를 차지한다. 60조원인 국내 ETF 순자산 규모보다 크다. ETF 성장성을 보고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진출한 결과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문장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운용이 우리나라 금융사 최초로 글로벌 ETF 시장에서 메이저 운용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스'를,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를 인수했다. 현재 한국·미국·캐나다·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상장해 운용 중이다. 인수 운용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도 삼성자산운용 뒤를 바짝 뒤쫓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막이 오른 액티브 ETF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김 부문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액티브 ETF의 상장이 패시브 ETF를 넘어설 만큼 액티브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우리나라도 지난 10년동안 정체기를 맞았던 ETF가 관심을 다시 받기 시작했고 액티브 ETF는 ETF 시장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상장한 미래에셋운용의 액티브 ETF는 '글로벌BBIG액티브', '퓨처모빌리티액티브' 두가지다.

김 부문장은 "'퓨처모빌리티'는 이동수단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전기와 수소차를 넘어 플라잉카 등을 모두 포함한다"며 "앞으로의 이동수단은 단순히 탈 것을 넘어 IT와 에너지, 통신, 유틸리티, 기계 등 모든 기술이 집합된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BBIG액티브는 포스트 코로나19(COVID-19)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할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다. 나스닥 100 추종을 기본 전략으로 하고 BBIG 개별 테마에 맞는 ETF를 편입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본부장은 ETF의 인기에 대해 △투명성 △편리성 △저렴한 보수 △소액 투자 △퇴직연금의 ETF투자 등을 꼽았다.

그는 "펀드 투자보다 직접 매매하는 것이 편리하고 투자 정보도 매일 공개된다는 점에서 투명성이 높다"며 "또 소액 투자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BBIG 테마가 주목받을 때 관련 기업을 모두 사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BBIG ETF를 사게 되면 적은 돈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는 특히 연금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가 늘어난 점을 주요 배경으로 들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상장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 순자산이 8000억원에 이르는데 70%가 연금계좌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며 "연금시장에서 ETF 투자 비중이 2019년 4500억원 정도였는데 지난해 말 2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4월말에는 4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투자는 단기투자가 아니라 적립식으로 중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ETF 시장의 질적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유로 미래에셋운용은 ETF의 전략 포커스를 연금시장에 두고 있다. 김 본부장은 "퇴직연금으로 ETF를 투자하는 고객의 성향을 보면 대부분 우량주에 투자하고 있다"며 "'TIGER 미국테크TOP10'이 성공을 거뒀고 앞으로 연금 투자자들이 어떤 상품을 원할까 더 고민하면서 ETF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기업이 60%가 미국에서 나올 정도로 미국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테마형 상품으로 접근하면 글로벌 원격의료나 글로벌 게임 등에 투자하는 ETF를 연내 한국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관련해선 △ETF 사이의 병합·분할 △거래소의 ETF 인력 확대를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ETF도 주식처럼 병합하거나 분할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길 바란다"며 "해외에선 주당 가격이 높아진 ETF를 액면분할하거나 추종하는 지수가 같은 ETF라도 주당 가격을 낮춰 새로 상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곱버스로 불리는 '코스피 200선물인버스2X' 상품들이 하락해 2000원선에 머물고 있는데 가격이 지속하락해 1000원 아래로 가면 단위 거래가 1호가 당 5원으로 투자자들이 비용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병합을 통해 정상적인 거래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ETF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반면 거래소 ETF 상장심사 인력은 그대로"라면서 "액티브 ETF 시장이 열렸고 참여 운용사들도 더 많아질 예정이어서 ETF 심사 병목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해당 부서의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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