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배민, 이케아…내게 딱 맞는 PLCC 카드 찾기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05.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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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혜자카드 자리 꿰찬 PLCC…특정 브랜드 앞세워 독점 혜택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나머니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머니가족/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머니가족/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 "세이렌(스타벅스 로고)에 글리터 펄이 반짝이는 카드, 어디 있나요?" 나신상씨는 얼마 전 스타벅스 매장에서 '스벅 카드'를 찾았다가 머쓱해졌다. 당연히 스벅에서 판매하는 충전식 기프트 카드인줄 알았는데 현대카드의 신용카드였다.



'스타벅스 현대카드'처럼 특정 브랜드를 앞세운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가 카드업계 대세로 급부상했다. PLCC는 여러 가맹점에서 두루 혜택을 제공하던 '혜자카드'의 자리를 꿰찼다.

맞춤형 혜택을 두텁게 누릴 수 있어 필요에 따라 '골라 쓰는 재미'가 있다. 커피, 인테리어, 배달 음식, 온라인 패션 브랜드 등 관심사별로 쓰기 좋은 카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PLCC 카드 전성시대/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PLCC 카드 전성시대/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스벅 VS 커피빈…커피향 나는 카드 속속
우선 커피 소비량 전세계 6위 민족답게 '커피 카드'가 쏟아져나왔다. '스타벅스 현대카드'는 스벅 마니아들을 끌어모았다. 이용금액 3만원당 스타벅스 리워드 포인트인 '별' 1개를 적립해주는 카드다. 전월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만 모을 수 있던 '별'을 국내외 어디에서든 쌓을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혜택이다.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5가지 디자인은 여성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주 만에 5만매를 돌파한 발급 기록을 세웠는데 여성의 비중이 75%를 넘는다. 최근에는 매년 품귀현상을 겪는 '서머 e-프리퀀시' 아이템을 신규 고객에게 증정해 화제를 모았다.

스벅 카드에 대항해 '커피빈 카드'도 등장했다. KB국민카드가 최초로 선보인 PLCC의 대상은 커피빈이었다. 스벅 못지않게 커피빈의 커피 맛을 즐기는 고객이 많아서다. 커피빈을 상징하는 오로라, 보라빛으로 카드를 디자인했다. 커피빈 음료나 상품을 이용할 때 건당 5000원 이상 결제할 경우 하루 1회 3000원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 한도는 있지만 할인폭이 커 눈에 띈다. 또 연 1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도 받을 수 있다. 이때 전년 700만원 이상의 카드 사용 실적이 있으면 된다. 혜택이 커피빈에만 한정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편의점, 약국, 주유소 등에서도 5% 청구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국민카드는 하반기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에서 쓸 수 있는 '해피포인트' 멤버십 서비스를 담아 SPC그룹과 협업한 PLCC도 선보인다.


PLCC로 읽는 코로나 트렌드…배달음식, 홈퍼니싱
코로나19(COVID-19)로 바뀐 트렌드를 반영한 PLCC도 잇따라 나왔다. 폭증한 배달음식 수요에 발맞춰 등장한 '배민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에 혜택이 집중됐다. 배민 앱에서 배민페이로 결제하면 3%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배달의 민족 앱에서 카드 신청이 가능하고 떡볶이, 김, 계란후라이 등으로 디자인된 것도 특징이다.

코로나19로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진 트렌드도 반영됐다. 신한카드는 LG하우시스와 손잡고 'Z:IN(지인) 인테리어 신한카드'를 선보였다. 인테리어엔 많은 비용이 쓰이는 터라 부담을 덜어주는 일에 초점을 뒀다. 최대 60개월 장기 할부 서비스가 가능하다. 장기 할부를 이용할 경우 실적에 따라 캐시백 혜택도 최대 1만5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집안에서 이뤄지는 소비를 뜻하는 '홈코노미'(홈+이코노미) 트렌드를 감안한 서비스도 조만간 개시한다.

같은 맥락에서 신한카드는 이케아 멤버십을 탑재한 'IKEA Family with(이케아 패밀리 위드) 신한카드'도 내놨다. 홈 인테리어, 홈퍼니싱 트렌드에 발 맞췄다. 이케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5만원 이상 이용하면 10%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식품매장의 경우 1만원 이상 이용하면 15%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케아 신한카드에는 멤버십 프로그램인 '이케아 패밀리'가 자동 탑재돼 14일 이내 무료 교환 등 이케아만의 서비스를 누릴 수도 있다. 이케아뿐만 아니라 주요 백화점, 아울렛, 마트, 편의점 등에서도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케아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카드도 함께 출시됐다.

금융, 비금융사 두루 손잡는 카드사 속사정
PLCC를 위한 카드사의 협업 대상이 금융사와 비금융사를 넘나드는 가운데 금융사와 또 다른 금융사가 만난 PLCC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뱅크샐러드 손을 잡았다. 혜택을 쭉 빨아먹는다는 의미에서 이름은 '빨대카드'로 정했다. 이 카드는 혜택이 뱅크샐러드 서비스에 한정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해 뱅크샐러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돈을 쓴 커피, 배달 앱, 편의점 등에서 유용한 혜택을 모았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GS25 등으로 적용 대상이 넓다. 뱅크샐러드 주 고객이 2030세대라는 점에서 착안해 2030을 공략한 셈이다. 삼성카드는 이달 중 카카오페이와 협업한 PLCC를 출시할 계획이다.

'적과의 동침'도 예고됐다. 금융사를 위협하는 빅테크와 협업하면서다. 현대카드는 하반기 네이버와 머리를 맞대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특화한 PLCC를 내놓는다.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는 구독형 서비스다. 현대카드는 네이버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네이버는 현대카드의 데이터와 브랜딩 역량을 공유하게 된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PLCC가 쏟아지는 건 취향이 확실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공략하려는 이유에서다. MZ세대는 특정 브랜드에 열광하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무신사 현대카드'가 등장한 것도 무신사가 1020세대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선호도 높은 브랜드의 혜택을 독점할 수 있는 점도 카드사, 고객 모두에게 장점이 된다. 서비스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어서다.

선호도 높은 브랜드를 앞세우는 전략은 카드사 입장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각 영역에서 독보적인 회사, 브랜드들만 PLCC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며 "항공, 호텔, 인테리어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의 경우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PLCC의 성과는 현대카드의 점유율 상승으로 입증됐다. 신용카드 업계 4위인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해 3위와 격차를 바짝 좁혔다. 법인을 제외하고 개인 신용판매 점유율만 보면 3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PLCC의 성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카드는 12개의 PLCC를 보유하며 'PLCC 강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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