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기계 매력빠진 미국…70년 장수기업 새역사 쓴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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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기계 매력빠진 미국…70년 장수기업 새역사 쓴다


창업 70년을 넘긴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수출호조로 분기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다시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미국 등으로의 해외수출이 급증하면서 실적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해외시장 확대와 맞물려 IT(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농기계 자율주행 등 적극적인 기술투자를 통해 신시장 선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기계 업체인 대동 (10,840원 ▼250 -2.25%)(옛 대동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971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2억3800만원으로 60.7% 성장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의 실적이다. 대동은 1947년 설립해 올해로 창립 74년째를 맞은 장수기업이다.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TYM (4,480원 ▼70 -1.54%)(옛 동양물산기업) 역시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TYM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151억8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7억9400만원으로 79.9% 급증했다. TYM은 1951년 설립돼 올해로 설립 70주년을 맞았다.

국내 농기계 업체들의 이 같은 실적 상승을 이끈 주요인은 해외수출 증가다. 국내 농업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미국 등 북미시장에서 한국산 농기계 수요가 급증했다. 세계 농기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일본의 글로벌 기업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50마력 안팎의 소형 트랙터 등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개인농장이나 정원꾸미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국내 업체들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소형트랙터가 인기를 끌면서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대비 질좋은 한국산 제품을 찾는 것"이라며 "자율주행을 적용한 농기계도 한국산 제품이 좋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농기계의 미국수출액은 6억8894만달러(약 7800억원)로 전년보다 13.7% 증가했다.

대동은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액이 1298억원으로 국내 매출액 1012억원을 앞질렀다. 특히 매출이 북미에서 49.6%, 유럽에서 121%, 기타 국가에서 112% 증가했다. 대동은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 '카이오티(KIOTI)'로 전세계 7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대동이 1억 달러(약 1100억원) 넘는 수출 실적을 올린 건 '앙골라 1억달러 농기계 수출 프로젝트(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대동이 선보인 자율주행 트랙터 HX시리즈 자료사진./사진=대동대동이 선보인 자율주행 트랙터 HX시리즈 자료사진./사진=대동
TYM도 북미시장의 소형 트랙터 수출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김도훈 TYM 총괄사장은 "북미시장의 수요 확대는 소비 트렌드로 안착하며 트랙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전 세계 농기계 스마트화 바람 등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성장 가속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TYM은 올해 북미에 소형 트랙터에 이어 중대형 트랙터도 순차적으로 공급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농기계 업체들은 자율주행 등을 적용한 신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다. 2008년 LS (145,700원 ▲2,500 +1.75%)그룹도 LS엠트론을 통해 농기계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자율작업 트랙터를 김해시에 공급하기도 했다. 대동은 올해 3월 자율주행 트랙터(HX시리즈) 양산에 돌입했다. TYM은 자회사 TYM ICT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트랙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넘는 농기계 업체가 나올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KTB투자증권은 선두업체인 대동의 올해 매출액이 1조677억원을 달성하고 이 중 54%(5719억원)가 미주시장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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