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1%는 외국기업 차지…'상폐'는 중국계 최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5.2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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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상폐 논란]②

증권시장 1%는 외국기업 차지…'상폐'는 중국계 최다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받는 에스앤씨엔진그룹 (21원 ▼5 -19.23%)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된 15번째 외국 기업으로 기록될까.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외국 기업은 총 24개사다. 2007년 첫 상장이 시작된 이후 38개 기업이 상장했고 이중 코스피 5개, 코스닥 9개 등 총 14개 기업이 퇴출됐다.



퇴출 기업 중에서는 중국계 기업이 12곳으로 가장 많다. SBI모기지, 네프로아이티 등 일본계 기업 2곳도 포함됐다.

상장폐지 사유를 살펴보면 △감사의견 거절 △상장폐지 신청이 각각 5곳으로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중국원양자원 △중국고섬 △연합과기 △완리 △성융광전투자가 감사의견 거절, △SBI모기지 △웨이포트 △중국식품포장 △3노드디지탈 △코웰이홀딩스가 상장폐지 신청으로 상장 폐지됐다.



이번에 논란이 된 에스앤씨엔진그룹은 법정제출기한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고의 상장폐지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9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는 오토바이, 제초기, 자동차 기어 등을 전문으로 만든다.

이번 에쓰앤씨엔진그룹 사례처럼 외국 기업의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6월 코스닥 상장, 2018년 5월 상장폐지된 완리 역시 고의 상장폐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지 협조가 어렵다는 이유로 경찰 수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중국고섬, 중국원양자원 역시 상장폐지로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로 꼽힌다. 이를 두고 외국 기업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관리해달라는 요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에스앤씨엔진그룹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중국 기업의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우량한 회사임에도 고의적인 상장폐지를 시도하고 있어 투자자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며 "중국 기업을 국내에 상장시킨 금융당국이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거래소 측은 외국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9년 상장규정 개정으로 외국기업 역시 국내기업에 적용되는 외부감사법 규제에 준하는 의무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비적격 해외증권시장 소재 외국기업의 외부감사인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대주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한편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는 코스피 2개, 코스닥 22개 등 총 24개 외국 기업이 상장된 상태다. 코스피는 자동차 판매 회사인 엘브이엠씨홀딩스 (2,850원 ▼5 -0.18%)와 항체의약품 전문 업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8,060원 ▲50 +0.62%) 등 2개 회사다.

중국계가 15곳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6곳, 일본이 3곳 등이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상장기업이 약 24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가 외국기업인 셈이다.

에스앤씨엔진그룹이 현재 가장 오래된 외국 상장기업이다. 올해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8,060원 ▲50 +0.62%)(2월, 코스피)와 네오이뮨텍(Reg.S) (1,400원 ▲11 +0.79%)(3월, 코스닥)은 가장 최근 상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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