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 정원, 저출생에도 무풍지대였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21.05.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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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각 대학 모집정원. /자료제공=종로학원하늘교육, 각 대학 입학전형 자료 최근 3년간 각 대학 모집정원. /자료제공=종로학원하늘교육, 각 대학 입학전형 자료


저출생으로 인해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됐지만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학들은 최근 3년 간 오히려 정원을 늘렸다. 2006학년도와 비교해도 수도권 정원은 비슷하거나 늘어난 수준이었다.

2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전국 대학 모집정원(정원 내 기준)은 2020학년 32만581명에서 2022년 31만9260명으로 1321명 줄었다.



정원 감소는 대부분 지방대에서 이뤄졌다. 이 기간 비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20만2239명에서 20만118명으로 2121명 줄었다.

반면 서울과 경기·인천에서는 정원이 늘었다. 서울은 6만8524명에서 6만9101명으로 577명 증가했다. 경기와 인천은 4만9818명에서 5만41명으로 223명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꾸준히 감소세는 있었으나 AI(인공지능)나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관련 학과를 정부 차원에서 늘리면서 정원이 늘었다"며 "첨단학과 인원은 재적 등으로 인한 재학생 결손인원에서 충원한 것이므로 전체 재학생 인원은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06학년도, 2012학년도 모집정원. /자료제공=종로학원하늘교육, 한국대학교육협의회2006학년도, 2012학년도 모집정원. /자료제공=종로학원하늘교육,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방대 정원 감소 폭은 수도권보다 가파른 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대학 정원(정원 내외 포함)은 2006년 13만679명, 2012년 13만3584명이었다.

올해는 각 대학이 발표한 정원 내 인원만 11만9142명인데, 교육부에서 정원외 인원 2만1937명을 합하면 10여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 정원은 2006년 25만8905명, 2012년 24만9189명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정원 내 인원이 20만118명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정원외 인원 2만2999명을 합해도 2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수도권 대학은 수도권정비계획법 18조에 따라 정원 증설에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수도권 선호현상이 심화하며 지방대는 설 곳을 잃었고 수도권 대학들은 정원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일반대 기준 수도권 입학 인원 비중은 2010년 34.8%에서 올해 40.4%까지 증가했다. 2024년에는 41.9%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번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대학 정원을 감축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방대에도 학생을 끌만한 좋은 대학·학과가 생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테면 지금도 지방 의대에는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처럼 지방대에도 우수한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긍정적 시그널도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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