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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조원 vs 한국 687억원…'백신주권' 성공 열쇠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박계현 기자 2021.05.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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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백신 우리 손으로"…'K-바이오 연합군' 진용 짜였다
미국 12조원 vs 한국 687억원…'백신주권' 성공 열쇠는




국산 코로나19(COVID-19) mRNA(메신저RNA) 백신 개발과 생산을 위한 'K-바이오 연합군' 진용이 갖춰졌다. 한미사이언스 (69,700원 400 -0.6%)와 에스티팜 등 기반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mRNA 백신 기술자립에 나서기로 한 것. 정부도 이들의 백신 개발에 대규모 지원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곧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오를 예정인 가운데 국산 mRNA 백신 개발이 백신 스와프 등 협상 카드로 쓰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10여개 바이오사들은 최근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주축이 돼 에스티팜 (104,700원 700 +0.7%) 등이 참여한 상태다. 서울대와 포스텍, 명지의료재단 등 국내 생명과학계와 의료계도 컨소시엄 구성 관련 논의에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 추진에는 정부도 관여했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바이오 연합군' 뼈대를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컨소시엄 형태로 연합해 각 업체들의 기술이 시너지를 내면 국산 mRNA 백신 개발에 속도를 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른바 mRNA 백신 '투트랙' 전략이다. 모더나 백신 등 대량 위탁생산체계를 조속히 갖춰 백신수급을 안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산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생산이 유력해지며 위탁생산체계 확보의 윤곽이 잡힌 가운데 이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백신 개발 밑그림도 그려진 셈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은 mRNA백신의 제제합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백신 개발에 사용되는 LNP(지질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기술을 도입했다.

문제는 개발 비용이다. mRNA 백신은 최첨단 생명과학기술의 '끝'으로 통한다. 미국의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전에 mRNA 백신은 인류 역사상 없었다. 때문에 미국도 이 백신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했다.

미국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만큼 개발기간도 단축시켰다.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이다. 모더나 백신은 모더나가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에 따라 공동 개발했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에 4조원을 지원했고 모더나 백신은 불과 1년만에 개발이 완료됐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 컨소시엄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이 사안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역량 있는 기업들 간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한국에서 모더나식 백신 개발이 현실화할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국산 mRNA 백신, '엔데믹' 넘어 세계시장 갈까
미국 12조원 vs 한국 687억원…'백신주권' 성공 열쇠는
정부와 바이오업계가 코로나19(COVID-19) mRNA(메신저RNA)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독감처럼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 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금부터라도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국산 백신을 개발하자는 복안이다. 관건은 개발 속도다. 천문학적 개발비용 투입은 물론 정부, 기업 간 빈틈없는 공조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19일 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첫 mRNA 백신 임상은 연내 추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mRNA 백신 개발 의지를 수차례 내비쳤다. 특히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최근 "mRNA 백신은 연내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컨소시엄에 포함된 기업들은 mRNA 백신 기반 기술을 어느정도 확보한 상태이기도 하다. 한미약품그룹은 백신 제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은 이미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리피드(mRNA 백신의 제제 원료) 합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mRNA를 둘러싸는 역할의 LNP(지질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제제원료와 LNP등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보유한 기술은 mRNA 백신 개발의 뼈대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만으로도 덜컥 개발이 되는 것이 아니다. mRNA를 LNP로 고르게 둘러 싸야 하는데 이 기술이 '최첨단 기술'로 분류된다. 모더나는 물론 화이자도 이 기술을 완벽히 구현하기 힘들어 백신을 초저온에서 유통해야 하는 단점이 생겼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이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각자 개발을 진행하는 것보다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라며 "컨소시엄을 통해 기술 시너지를 내면 개발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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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연내 임상을 시작한다 해도 유효성과 안전성을 모두 입증해 실제 접종을 하는 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기업, 정부 공조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도 실패 확률이 높은 의약품 임상 특성상 최종 개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도 하다.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고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수다. 이른바 '모더나 모델'이다. 모더나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기간을 1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 있었다. 4조원이 투입됐다.

기업, 정부의 2인 3각 공조가 바이오 기업 컨소시엄을 통한 백신 개발 성공의 핵심인 셈이다. 기업 간 연합인 컨소시엄 성격상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개발 속도를 다잡아낼 구심력도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셈이고 개발비용도 그 일부 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처럼 정부와 바이오업계가 국산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까닭은 코로나19 국면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방역당국은 독감처럼 코로나19도 바이러스의 완전 퇴치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상태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토착화되고 주기적으로 백신을 맞는 가운데 일상생활이 영위되는 이른바 '엔데믹' 단계로 갈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백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

국산 mRAN 백신 개발은 비단 방역 차원의 엔데믹 대비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RNA 백신을 발판으로 한 바이오업계의 세계시장 진출과도 맞물릴 수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시장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고착화되면 연간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백신주권 필요하지만 '마중물'은 부족…파격 지원책 '절실'
백신 임상지원 예산 687억원…바이오업계 "실패까지 떠안는 파격 지원책 필요"

미국 12조원 vs 한국 687억원…'백신주권' 성공 열쇠는
"현재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 중 단 한 곳이 성공하든 두세 곳이 성공하든 국가 차원에서 선제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 언제든 '엔데믹'(주기적 발병) 상태로 접어들 수 있어 백신과 관련해선 충분한 자생력, 자국 생산체계를 갖춰야 한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백신개발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에 예산·제도 등 다방면의 지원을 요청했다. 후발주자로 백신 개발 전쟁에 뛰어들면서 임상비용, 연구개발비뿐 아니라 백신 원료 수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 5개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또 아직 국내 mRNA 백신 개발 업체 중 임상 승인 기업은 없지만 큐라티스와 아이진이 각각 RNA(리보핵산)백신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는 코로나19 발병률이 낮고 대규모 임상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셀리드, 제넥신 등은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2/3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넥신 (75,300원 1300 +1.8%)은 연내 인도네시아 5개 병원에서 1000명 규모 임상 2/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2/3상을 위해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한 상태다. 아직 IND 승인을 기다리는 단계다. 국내에선 150명 규모 2a상을 진행중이며 현재 1차 접종을 마치고 2차 접종을 투여하는 단계다.

제넥신은 지난달 27일 인도네시아 칼베 파르마와 1000만회분 백신을 공급하고 칼베 파르마는 초기 계약금을 대신해 임상 비용을 부담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칼베 파르마에 공급하는 제넥신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GX-19N은 한미약품이 CMO(위탁생산)를 맡기로 했다.

우정원 제넥신 대표는 "국내는 감염률이 잘 통제되고 있어서 3상을 진행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반응으로 3상을 진행하는 게 허가되지 않으면 해외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며 "3만명 규모 임상시험의 경우 2000억원 정도 비용이 소요돼 회사가 직접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리드 (118,000원 4500 +4.0%)는 자체 보유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예방백신 기술을 활용해 1세대 코로나19 백신인 'AdCLD-CoV19'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현재 150명 대상 임상 2a상을 진행중이며, 오는 6월 1000명 규모 임상 2b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올 8월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셀리드는 현재 인도네시아 임상 3상을 선택지로 두고 인도네시아 보건당국과 임상시험 및 백신공급 실무 논의를 진행중이다.

백신 개발업체들은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범정부지원위원회를 만나 기존 백신 대비 효과·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의 비교임상방식을 추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고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과 정부 선구매를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민간기업에 100억달러(약 12조원)가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과 달리 올해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지원에 책정한 예산은 687억원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정부 지원 수준이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범정부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 총력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임상비용 예산 확보나 백신 선구매 등 큰 그림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정부가 R&D 투자뿐 아니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따른 기업의 손실까지 떠안는 파격적인 지원책을 주문하고 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개발비 때문에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는 "대량 생산을 위해선 6개월 이상 준비해서 식약처 허가를 밟는 과정이 남아있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의 선지원이 필요하다"며 "백신 허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생산을 충분히 해서 국가가 요구하는 백신 물량을 적절한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박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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