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퓨얼셀 "오세훈 시장 부동산정책 감사…中진출 속도"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1.05.20 08:30
글자크기

서울 전력자립률 향상 위해 연료전지 설치 의무화 추진

건물용 연료전지 전문기업 에스퓨얼셀 (13,670원 ▲40 +0.29%)이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서 재건축을 할 때 수소 등을 활용한 연료전지 의무 설치와 기존 건물마다 설치돼 있는 비상발전기도 연료전지로 교체를 추진하면서다.

2014년 설립된 에스퓨얼셀은 GS칼텍스 연료전지 연구개발 인력이 분사해 설립한 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및 시스템 통합 설계 독자 기술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30.9%를 보유한 태양광 모듈 전문기업 에스에너지 (1,911원 ▼8 -0.42%)다.



에스퓨얼셀은 자체 생산 공장을 두지 않는 팹리스(Fabless) 방식으로 20여개 영업, 생산기업과 협력해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제품을 만들고 있다. 경쟁사 대비 약 70% 크기의 제품으로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스퓨얼셀 "오세훈 시장 부동산정책 감사…中진출 속도"


산업용과 다른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 투자 포인트도 달라
국내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인산형(PAFC), 고분자전해질형, 고체산화물형(SOFC) 방식으로 나뉜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두산퓨얼셀이 PAFC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다. 대규모 발전에는 PAFC형이, 가정용 및 휴대용, 수송용으로는 PEMFC형이 주로 사용된다. SOFC는 해외 기업인 블룸에너지가 제품을 들여와 설치하고 있다.



방식에 따라 사용처가 다른 만큼 사업에 영향을 받는 정부 정책도 차이가 있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발전사업자들이 수소 연료 전지 발전을 의무하화는 제도(HPS) 시행과 관련이 있는 반면,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보조금 지원, 공공건물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최근 재건축, 재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연료전지 사용을 의무화했다. 8월부터는 공용 공간 냉방설비의 60% 이상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신재생에너지, 가스냉방)을 설치하고, 건축물 계약전력 총용량의 5% 이상을 상시발전할 수 있는 연료전지로 구축해야 한다.

서울 도심 재개발+비상발전기 교체 시장 수혜 기대
에스퓨얼셀은 그동안 발전용 연료전지업체 두산퓨얼셀과 비교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의 수소로드맵에 따른 연료전지 구축 목표가 발전용은 2022년 1.5GW(기가와트), 건물용 50MW(메가와트)로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1MW는 매출액이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건물용 연료전지 시장은 서울시의 정책 덕분에 잠재적인 성장성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2025년까지 24만채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489곳의 재건축, 재개발 단지가 잠재 고객이라는 의미다.

서울시는 전력자립률 향상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서울 지역의 전력 사용량이 4만7167GWh(기가와트시)에 달하지만 서울의 전력 생산량인 2677GWh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전력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신축 건물부터 계약전력용량의 일정비율 만큼 연료전지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서울, 부산, 세종시의 3000㎡ 민간건축물들은 최대 11%로 신재생 의무화비율을 맞춰야 한다. 서울은 태양광 설치가 힘들어 보일러실 등에 설치가 용이한 수소연료전지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수소경제법이 통과되면 민간건축물의 신재생 의무화비율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는 이달부터 시내 건물마다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는 경유 비상발전기를 연료전지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용역에도 착수했다. 서울 건물의 경유 발전기는 원전 6기 용령 규모인 6.4GW에 달한다. 이를 수소 연료전지로 교체한다면 에스퓨얼셀의 차기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에스퓨얼셀 제품 포트폴리오에스퓨얼셀 제품 포트폴리오
PEMFC 적용처 다변화에 해외 진출 추진까지
에스퓨얼셀은 PEMFC의 적용처를 건물용에서 수송용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액화수소 드론 개발에 성공했고 수소지게차, 수소연료전지 선박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 JV(합자회사)를 설립해 준비한 연료전지의 중국 진출도 기대요소다. 현재 중국 현지 업체와 함께 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진정되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에스퓨얼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같이 중국도 건물을 신축할 때 연료전지 설치가 의무화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업체는 대부분 자동차용 연료전지에만 주력하고 있어 건물용 시장 진입이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