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이어 한미약품-제넥신 협업…백신 바이오의 반격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5.2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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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이어 한미약품-제넥신 협업…백신 바이오의 반격


코로나19(COVID-19) 백신 국산화에 민관이 손을 맞잡는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확대 움직임에 이어 국산 백신 개발이란 투트랙 전략이 본격 가동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771,000원 ▼19,000 -2.41%)에 이어 한미약품 (307,000원 ▼9,000 -2.85%)도 백신 위탁생산 대열에 합류하며 주목을 받았다. 아이진 (3,135원 ▼50 -1.57%), 이연제약 (13,200원 ▼180 -1.35%)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사에 대한 시장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록적인 우리 증시 강세장에서 비교적 소외된 바이오 업종이 코로나19 백신을 계기로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미약품-제넥신 백신 위탁생산 협업키로…국산 백신 속도내나
지난 18일 한미약품은 제넥신 (7,000원 ▼150 -2.10%)의 코로나19 DNA 백신 'GX-19N' 공정개발 및 위탁생산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대표 제약사 한미약품이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공식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과 손을 잡으면서 제넥신 코로나19 백신의 상업화 가능성도 높아졌단 평가다.

시장은 즉시 반응했다. 발표 당일 주식시장에서 한미약품과 제넥신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3.97%, 8.91% 오른 가격에 장을 마쳤다.


제넥신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중 연구 속도가 앞선 기업으로 꼽힌다. 한미약품에 앞서 인도네시아 제약기업 칼베파르마(PT kalbe Farma)에 GX-19N 1000만도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넥신과 칼베파르마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에 GX-19N 임상 2·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제넥신은 해외 임상과 별도로 국내에서도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GX-19N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2a상 결과와 글로벌 대규모 임상을 통해 연내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제넥신 외 현재 임상 단계에 진입한 코로나19 백신 국내 개발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 (57,100원 ▼1,100 -1.89%), 진원생명과학 (2,370원 ▲85 +3.72%), 유바이오로직스 (12,560원 ▼100 -0.79%), 셀리드 (3,775원 ▼110 -2.83%) 등이 있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기대감이 반영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최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 체결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시장과 여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며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백신 생산능력과 가격 등 계약 사항은 알려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 이어 한미약품-제넥신 협업…백신 바이오의 반격
정부,국산 mRNA 백신 개발 지원…구체적 지원 방안 검토중
모더나와 화이자 같은 mRNA 백산 국산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mRNA 백신 국산화가 필요하다 보고 전문가 조직을 꾸려 국내 기업의 백신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국내 기업의 mRNA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한 수요조사에 17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 1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 수요조사에 참여한 17개 기업 중 4개 회사가 올해 안에 임상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이 외에 내년까지 임상 추진을 해보겠단 회사가 7개로, 즉 11개 기업이 내년까지 임상 추진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mRNA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mRNA 백신 개발 협업 움직임도 관측된다. 관련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mRNA 백신 기술 자립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도 지원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RNA 백신 국산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관련 기업에 대한 주식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mRNA 백신 개발은 매우 초기 단계 연구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mRNA 백신 개발사 중 아직 임상에 돌입한 곳은 없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큐라티스와 아이진이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큐라티스는 RNA 백신, 아이진은 mRNA 백신을 연구 중이다.

최근 정부의 국산 mRNA 백신 개발 지원 의지와 맞물려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아이진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약 2배 상승했다. mRNA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진 이연제약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2배 가량 뛰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에선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지만, 역량 있는 기업이라면 mRNA 백신 자체 개발이 불가능할 만큼 어렵다고 보진 않는다"며 "mRNA 기반 백신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생소하긴 했지만, 이미 상용화가 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연구 노력과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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