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 오르면 팔려고 사모았는데..."환율 크게는 안 오른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1.05.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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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인플레 우려 속에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 원·달러 환율은 원 4.6오른 1129.3원에 장을 마쳤다/사진=뉴스1미국發 인플레 우려 속에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9.55포인트(1.25%) 하락한 3122.1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15.33포인트(1.59%) 내린 951.77, 원·달러 환율은 원 4.6오른 1129.3원에 장을 마쳤다/사진=뉴스1


지난달 기업·가계가 보유한 달러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향후 환율이 올랐을 때 팔려고 사모아둔 결과다. 미국발(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조기 긴축 우려와 외국인 주식 매도 등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순 있지만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30.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1.2원 상승한 1136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한때 두달 사이 최고치인 1137원까지 뛰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1130원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른 주된 이유는 미국에서 불거진 인플레이션 우려에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2%로, 2008년 9월(4.9%)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 발 물가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7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과거 글로벌 위기 시 대외 변동성 리스크가 불거져 실물경제에 어려움을 더한 반면 지금은 대외부문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외국인 자금 흐름 변동 등 잠재적 대외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같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 우려에 따른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시그널로 상쇄되면서 환율이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며 "이벤트를 확인하면서 등락을 보이는 구간이다. 1110~113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환율을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요인은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달러 환전으로 이어지면서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오는 20일 삼성전자 중간배당(외국인 1조4000억원)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로 받은 배당금을 달러화로 바꿔 본국으로 역송금하면 달러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18일 증시는 조금 올랐다"며 "장 초반 삼성전자 중간배당 경계감으로 환율이 올랐지만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일시적인 상승은 이어질 수 있지만 추세를 잡고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은 유로존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먼저 테이퍼링(긴축)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달러화 하락폭이 크게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의 테이퍼링 예상이 단기적인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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