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다한 아들, 전부였는데"…손정민 부모님, 계속되는 눈물

머니투데이 임현정 기자 2021.05.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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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 /뉴스1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 /뉴스1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미스터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손씨 부모님의 인터뷰 내용과 글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민이가 전부였는데... 아팠다면 눈이든 장기든 다 줬을텐데"
17일 손씨 어머니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먼저 떠나버린 아들을 추억했다.

손씨가 어떤 아들이었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속을 전혀 안썩이는 착한 아이였다. 공부 열심히 하고 해주는 대로 잘 먹고, 딱히 사달라는 것도 없었고"라며 "중·고등학교 때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고 이제 목표를 이뤘으니 앞으로 행복하게 살 날만 남았는데"라고 말해 슬픔을 안겼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우리에겐 정민이가 전부였는데 지금은 진상을 밝히자는 목적이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고 난 후엔 뭘로 살아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해 먹먹함을 더했다.

이어 "정민이가 아팠다면 제가 눈이든 장기든 다 줬을 텐데, 통째로 내 몸하고 바꿔도 되는데, 우리는 살 만큼 살았는데, 아이는 그럴 기회도 안 주고 떠나버렸다. 뭔가를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마음 놓고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다, 이제 뭔가 좀 알고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 고생만 하다 간 것 같아서 아이가 너무 아깝다. 살아만 있었으면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 수 있었을 텐데 우리도 다 해줄 수 있었는데"라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정말 정성을 다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어서 좋았다"
손씨의 아버지 역시도 블로그를 통해 손씨를 향한 애정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드러내왔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 달 28일 '아들의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손씨에 대해 "정말 정성을 다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어서 좋았다. 사춘기도 없었고 어릴 때부터 같이 놀아서 저랑도 친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손씨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며 "제겐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고 흔히 말하는 눈에 넣어도 안아픈 아들인데"라며 "희망에 찬 22살의 아들이 꼭 이렇게 되어야 하는건지, 결과가 나올 때까진 버터보겠지만 저도 이게 계속 살아야 할 인생인지 모르겠다"고 억장이 무너지는 심경을 토로했다.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 한강 둔치에서 실종된지 6일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군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달 30일 손씨는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고별사를 쓰게 됐다.

손씨의 발인날이었던 5일 아버지는 블로그에 '마지막'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아들에게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내가 착한 너를 얻으려고 아무것도 한게 없기에 넌 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되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만한 것임을 알려주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거야" 라고 썼다.

이어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거고 널 늘 그리워할거야.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을께, 엄마는 걱정하지마. 아빠 믿지 사랑한다"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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