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투자했어" 이 말에 속았다…수백억 코인 사기 당한 美젊은층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1.05.18 12:30
글자크기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고수익을 약속해 투자자를 모으고 결국 잠적하는 등의 사기가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피해자는 젊은층에서 많았다.

17일(현지시간)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동안 7000건이 넘는 관련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배 증가한 수치다. 피해액수는 모두 8000만달러(약 910억원)에 달한다.



FTC는 "막대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약속은 거짓말일 뿐"이라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기범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투자자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친절하고 때론 자신이 아는 정보를 모두 알려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투자자를 속이기 위한 작업을 하는 것이다. 신뢰를 쌓은 사기범은 유명인이 어떠한 암호화폐를 구매할 것이라고 귀띔해주거나, 수익이 크게 느는 것처럼 보이는 정교한 암호화폐 웹사이트를 보여주고 투자를 부추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수익을 얻었다고 착각한 투자자는 지인에게 이를 공유하기도 했다. 소개를 통해 사기가 계속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유명인들이 투자하고 있다고 속이며 가상자산을 주면 몇 배 불려주겠다고 하는 사례들도 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칭 관련한 피해액수만 200만달러(약 23억원)가 넘었다.

이밖에 사기범은 자신이 사회보장국(SSA) 관계자라며 비트코인 현금인출기(ATM)에 돈을 넣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지르기도 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코인베이스로 가장하거나 교제를 미끼로 암호화폐를 받아낸 사례도 있었다.

투자자 한 명이 사기로 인해 잃은 개별 피해액수의 중간값은 1900달러(약 22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FTC는 투자 경험이 적고 보다 빠르게 수익을 내고 싶어하는 20·30대 젊은 투자자의 투자 사기 피해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다만 50세 이상의 투자자는 피해건수는 적었지만 피해액수가 더 컸다. 중간값이 3250달러(약 370만원)로 나타났다.


외신은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 등이 사기가 횡행하게 된 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1만달러대였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한때 6만3000달러대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11시 비트코인은 4만40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하는 등 악재가 계속된 영향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은 머스크가 입을 열 때마다 널뛰기를 하는 중이다. 일각에선 애매한 내용의 트윗으로 암호화폐에 영향을 미치는 머스크의 행위가 부적절하며 사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