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손정민 질투" 인터넷 4가지 의혹…A씨 측 해명은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김주현 기자 2021.05.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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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씨 친구 A씨의 아버지가 대학병원 교수고, 외삼촌이 경찰 고위 간부다"



"A씨가 손씨와 친하지 않았던 사이였고, 성적 좋은 손씨를 줄곧 질투했다"

지난달 24일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와 친구 A씨를 둘러싼 루머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A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17일 입장문을 내고 인터넷 상에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A씨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도 넘는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A씨가 손정민 질투" 인터넷 4가지 의혹…A씨 측 해명은


1. A씨 아버지 대학교수? 외삼촌은 경찰 고위 간부?
인터넷 상에선 손씨의 친구 A씨의 일가족, 친인척들이 유력 인사로 경찰 수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A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A씨의 외삼촌이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라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A씨 측은 "A씨의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 아버지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며 A씨 어머니도 결혼 후 줄곧 전업주부였다"고 했다.

또 A씨의 외삼촌이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라는 루머도 사실이 아님이 판명됐다. 최종혁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은 17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A씨와 친인척 관계가 전혀 없다"며 "'전 서초경찰서장이 수사를 방해한다'는 식의 루머가 확산되고 개인 신상이 계속 퍼져 이를 바로잡고자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2. 손정민씨와 친하지 않은 A씨, 시험 전날 술?
또 일각에선 A씨가 시험 전날 친하지 않은 손씨를 술을 마시자며 불러냈고, 대학에서 늘 성적이 우수했던 손씨를 질투해왔다는 의혹이 제기했다. 지난 11일 손씨의 아버지 손현씨(50)가 공개한 손씨와 또다른 친구의 SNS 대화 내용 중 "A씨가 갑자기 술을 먹자고 해 당황스럽다",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왔나" 등의 내용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항간의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고 A씨 측은 말했다. A씨 측은 "A씨와 손씨는 대학 동기 중 각별한 친구 사이로 함께 국내여행을 가고 해외여행도 2번 갔다온 관계"라며 "최근에도 함께 독서실을 다니고 둘이서만 술을 마신 일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부터 A씨가 학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해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 일이 줄었다"며 "A씨가 술자리 등을 피하게 된 것에 손씨가 농담조로 '내가 알던 A씨가 죽었다' 등의 얘기를 여러 차례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된 메시지 내용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A씨가 손씨를 질투해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A씨의 전공 특성상 지난해까지의 성적은 의미가 없고 올해부터 나온 성적이 의미가 있다"며 "현재까지 나온 성적은 한 과목뿐이고 A씨도 성적이 우수해 다른 동기들을 질투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A씨가 손씨와 술을 마신 다음날 시험은 없었다"고 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故) 손정민씨를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열린 '고(故) 손정민씨를 위한 평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3. "골든 건은 봐주자" 의대생들만의 은어?
실종 당일 손씨와 A씨가 마지막으로 함께 찍은 영상에서 손씨가 "솔직히 골든 건은 봐주자"라고 하고 A씨는 이에 "골든 건은 어쩔 수 없어"라고 말을 했다. 일부에서는 '네가 잘못했어'라는 말을 했다는 말이 퍼졌지만 해당 영상에 그런 말은 없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골든'의 의미가 의대생들 사이에서 시험을 망쳤을 때 쓰는 은어, 손씨가 평소 즐겼던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A씨 측은 '골든'이 의대생들의 은어라는 것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골든'은 가수를 의미한다는 게 A씨측과 경찰의 공통된 설명이다.

A씨 측은 "평소 손씨와 A씨가 가수 골든이 하고 있는 장르의 음악을 좋아해 관련 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고 했다. 이어 "올해 골든이 소속사를 떠났고 해당 영상 전후 골든의 소속사와 해당 소속사의 다른 소속 가수들에 대한 얘기를 했다"고 했다.

이는 취재진의 복수의 의대생에게 물어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시험과 관련해서 골든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또 영상 전후로는 '제이팍', '레이블' 등 힙합 관련 단어가 나온다.

4. A씨 부모, 사건 수습 위해 한강 갔다?
손씨 실종 당일 새벽 3시38분 쯤 A씨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고 4시50분 쯤 집에 귀가를 했다. 이후 5시10분 쯤 A씨는 부모와 함께 현장에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A씨가 손씨를 상대로 일을 벌였고 부모가 수습을 위해 같이 한강으로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A씨 부모는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A씨 상태를 보고 손씨가 아직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을 것이라 판단됐다고 했다. A씨 측은 "당시 A씨의 아버지가 손씨의 부모와 친분이 없어 새벽에 전화하기 어려운 사이였다"며 "A씨가 손씨이 술을 마신 장소가 한강공원의 어디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등으로 직접 한강에서 잠들어 있을 수 있는 손씨를 깨우러 갔다"고 설명했다.

또 "A씨 아버지가 전날 밤 지방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셔 운전을 할 수 없어 A씨의 어머니가 함께 가기로 했다"며 "A씨가 술에 취해 일어나기 어려워했지만 '자고 있는 친구를 혼자 두고 오면 어떻게 하냐'는 식의 꾸지람을 하고 A씨를 함께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해군 군사경찰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원격무인잠수정(ROV)를 투입해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해군 군사경찰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원격무인잠수정(ROV)를 투입해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도 넘는 억측, 삼가주길 바란다"
이날 입장문을 낸 A씨 측은 A씨를 둘러싼 각종 루머에 대해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도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주길 바란다고 했다. A씨 측은 "A씨와 가족들은 안타까운 손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유족에 상처되는 일이 없도록 그동안의 억측과 의심을 참고 감내했다"며 "지금도 입장을 밝히는 것이 손씨의 부모에게 상처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A씨와 가족들을 향한 허위사실 유포와 신상털기 등은 이미 도를 지나친지 오래며 여전히 수없이 많은 허위사실 등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런 상황이라면 추후 경찰 조사를 통해 A씨의 무고함이 밝혀져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이어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A씨와 A씨 가족들에 대해 판단해도 늦지 않고 그 전까지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을 삼가해주길 부탁한다"며 "수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질 경우 A씨와 그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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