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승민계'를 "비열한 뻐꾸기 정치"에 빗댄 이유는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1.05.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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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복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5.14. l/사진제공=뉴시스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국민의힘 복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5.14. l/사진제공=뉴시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이른바 '유승민계'를 연일 저격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국민의힘 복당 반대세력을 '유승민계'로 지목한데 이어 이들을 "뻐꾸기 정치"라고 비꼰다. 과거 '바른정당' 탈당파가 주축인 유승민계를 다른 새의 둥지에서 '주인행세'를 하는 뻐꾸기의 생태적 특징에 빗댄 설명이다.

홍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뻐꾸기 알이 되는 비열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음험한 목적을 가지고 국민을 기망하는 뻐꾸기 정치는 곧 탄로나고 정계 퇴출된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사람은 뻐꾸기처럼 살면 안 된다"면서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남의 둥지에서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부화하자마자 같은 둥지에 있는 원래 둥지 새의 알을 밀어내 떨어뜨리고 자기가 원래 새끼인양 둥지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둥지 새 어미는 자기 새끼인 줄 알고 먹이를 물어다 키운다"며 "그렇게 해서 다 성장하고 나면 그 뻐꾸기는 원 둥지 주인을 버리고 새로운 둥지로 날아가 버린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의 '뻐꾸기 정치' 지적은 현재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한 유승민계를 겨냥한 발언이다. 유승민계는 2015년 유승민 전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시절 형성돼 '개혁보수' 이미지를 대표했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혀 고전했다.

이후 탄핵 국면에서의 탈당, 바른정당 창당, 미래통합당으로의 복귀를 거쳤으며, 잇단 선거 패배로 기존 당 주류였던 친박·친이계 몰락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좌클릭'이 성과를 낳으며 오히려 당의 중심 계파로 성장했다. 홍 의원의 복당 반대파 핵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 등 당내 초·재선 그룹이 다수 유승민계에 포진돼 있다.

홍 의원의 이들을 향한 '뻐꾸기 정치' 비판은 결국 자신의 보수우파 정통성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복당의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자신이 "26년 동안 아무런 계파에 속하지 않고도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 2선, 원내대표, 당대표 2번, 대통령 후보까지 할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당당함에 있다"며 정통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을 배신하고 3년간 당 밖에서 당 해체를 주장 했던 사람들이 과연 26년간 당을 지켰던 나를 거부할 명분이 있느냐"며 유승민계의 탈당 및 복당 이력을 재차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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