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 사지마라…5가지 유형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1.05.1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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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53>돈 버는 장기투자자의 조건

편집자주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삼성전자가 12일과 13일 이틀 연속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 공세로 8만원선을 하회하며 '7만 전자'로 떨어지자 올해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는 미디어 보도가 뒤따랐다.



개인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 봉쇄 조치가 내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를 마구 내던질 때 이를 오로지 받아냈다. 그러면서 동학개미라는 호칭도 생겼다. 개인은 작년에 삼성전자를 9조5952억원 사들여 최다 순매수자가 됐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3270억원, -5조6120억원 처분해 최다 순매도자가 됐다.

올해 들어 개인의 매수세는 더욱 강해져 5월 14일까지 무려 약 22조원을 사들여 5개월도 안 돼 작년 순매수 규모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기조를 이어가며 약 -10조원, -12조600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약 3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80,000원 ▼2,200 -2.68%)가 8만원선을 하회하고 '7만 전자'가 되자 올해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인 개인들이 커다란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줄곧 8만원선을 상회했기에 올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인들 모두 다 평가손실을 보게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우선주를 매수한 개인들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 주식에 물려 있는 개인들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그동안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 등 호재를 바탕으로 금방 '10만 전자'를 바라던 개인투자자들로서는 '8만 전자'가 무너진 것을 보면서 허탈과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14일 삼성전자가 2% 반등해 '8만 전자'를 회복했지만 한 번 금이 간 신뢰는 예전만큼 확고하지 않다.

그렇다면 올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올해 출판된 투자 서적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 투자와 관련된 재밌는 제목의 책이 있다. 구독자 16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연금박사'의 운영자인 이영주씨가 지은 '부의 진리: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 이유'(2021, 원앤원북스)다.


이영주씨는 재무상담사(CFP)로 주식 전문가는 아닌데, 이 책에서 개인들이 왜 삼성전자를 사야 하는지를 재무상담 전문가의 관점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책의 내용 중 특별히 필자의 눈길을 끈 부분은 '삼성전자를 사면 안 되는 사람들'이란 소제목이었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특정 부류의 사람들은 가급적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 말 것을 당부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본인들도 손해고 삼성전자 주가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영주씨가 지목한 '삼성전자를 사면 안 되는 사람들'을 요약하면 △아직 주식 투자를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안된 사람 △주가가 떨어지면 불안해 하는 사람 △주식을 사서 단기 수익을 얻으려면 사람 그리고 △자꾸 다른 주식과 비교하는 사람 등이다.

주식 투자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고 또 특정한 목적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사람들도 제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따라서 특정 부류의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만 책에서 저자의 진짜 의도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오히려 손해를 입을 확률이 높으니 애초에 사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이다. 즉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주가 등락에 불안해 하고 잦은 단기 매매와 투자 손실로 후회하기 보다는 애초에 주식투자를 하지 말거나 아니면 단기 수익을 얻는데 적합한 다른 종목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책의 소제목을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손해보는 사람들'로 살짝 바꾸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워 보인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면 손해보는 사람들>

1.삼성전자를 은행 예적금과 비교하는 사람
평생 은행만 거래하다 은행금리가 너무 낮아지면서 다른 대안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원금 보장도 되면서 금리가 높기를 바란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좋다고 하니 은행 예적금과 비교해 얼마나 더 좋은지 궁금해한다.

여기서 문제는 삼성전자 주식을 은행 예적금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데 있다. 주식과 은행 예적금은 서로 비교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게 더 좋은지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식을 은행 예적금과 비교하려 한다면 주식투자를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다. 진짜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할 생각이라면 원금 보장의 미련을 버리고 은행을 떠나라고 책의 저자는 권고한다. 경험 삼아 주식투자를 조금 해보다 조금이라도 손실이 발생하면 지레 겁먹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갈 생각이라면 주식투자를 시작조차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2.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불안해 하는 사람
우량주식에 투자한다고 해서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우량주식이라도 주가 등락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우량기업이라도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

이때 우량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된다. 그럼에도 주가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불안해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주식투자를 안 하는 편이 낫다고 이영주씨는 목소리를 높인다.

3.삼성전자를 언제 사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
책의 저자는 삼성전자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매수 타이밍을 묻는다면 삼성전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뒷산이 아니라 히말라야와 같은 거산(居山)을 오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에 올라가려는 사람이 1m 더 먼저 출발하느냐 더 늦게 출발하느냐 고민하고 있다면 히말라야를 올라갈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매수 타이밍은 단기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려는 사람에게 중요하다. 그런 사람들에겐 삼성전자 말고 더 좋은 종목들이 많다. 이영주씨는 삼성전자 주식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매수 타이밍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삼성전자를 사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고민해봐야 큰 실익이 없을 것이고 기존의 삼성전자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장기 투자할 목적이라면 지금 매수하는 금액이 달라도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4.삼성전자를 언제 팔지 타이밍을 노리는 사람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삼성전자를 사서 장기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장기 투자란 팔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평생 묻어둔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투자다. 이영주씨는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예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 말라고 말한다. 예컨대 삼성전자를 사서 단기적으로 10%를 먹고 나갈 거면 아예 투자를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영주씨는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면 팔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삼성전자와 평생 함께하겠다는 마음을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5.다른 종목에 관심을 갖는 사람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주식은 합쳐서 2000여개에 달한다. 해외주식까지 합치면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정말 다양하다. 책의 저자는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삼성전자 주식을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자꾸 비교하려 들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전자가 떨어지고 바이오 종목이 오르는 날 '아, 삼성전자 말고 바이오주 샀으면 더 많이 올랐을 텐데...'라고 후회하며 종목 간의 수익을 비교하고 있다면 삼성전자 주식을 투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영주씨는 일갈한다.

책의 저자는 장기 투자를 자식을 키우는 마음에 비유한다. 자식을 키울 때 남의 자식과 비교해가며 조금 부족하다고 야단치고 비난하면 자녀가 비뚤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내 자식은 잘하든 못하든 사랑으로 이해해줘야 하듯이, 투자하는 회사에도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믿음과 신뢰를 주고 투자할 것을 주문한다.


책의 저자는 돈 버는 장기투자자의 조건을 삼성전자 주식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하는 말이 비단 삼성전자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주식 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들, 특히 장기투자자들은 이영주씨의 주장을 한 번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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