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택 가격, 팬데믹 초기 '최악 침체' 우려 비웃듯 급등세

뉴스1 제공 2021.05.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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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택 '패닉바잉'…"한동안 꺼지지 않을 거품"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미국의 한 교외 주택 © AFP=뉴스1미국의 한 교외 주택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 본격화했던 지난해 이맘때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가 일었던 2008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주택가격이 붕괴하고 실업자가 넘쳐나며 모기지를 감당하지 못해 압류, 파산이 줄이을 것으로 공포가 엄습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공포는 현실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집값은 치솟으며 고공행진중으로, 쉽사리 꺼지지 않을 거품이 될 수 있다.



◇휴지, 마스크처럼 주택도 패닉바잉

뉴질랜드부터 미국, 독일, 중국, 페루까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팬데믹에 두루마기 휴지, 마스크를 쟁여두는 것과 비슷하게 추가 상승이나 물량 부족에 대한 불안으로 전세계 주택시장에서 사재기'(panic buying)가 일고 있다고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진국 37개국에서 실질 주택가격은 지난해 4분기까지 일 년동안 거의 7% 올랐다. 연간 상승률로는 20년 만에 최고다.


그렇다면 주택가격이 거품이 끼어 조만간 터질 수 있다는 경고일까. 그렇지 않다고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나이트프랭크의 케이트 에버렛-앨런 국제주택리서치 본부장은 CNN에 강조했다.

여전히 싼값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또, 세계 각국이 국경을 재개방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고 에버렛-앨런 본부장은 설명했다.

주택가격은 남은 올 한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고공행진하다가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 팬데믹 효과

결국 팬데믹은 전세계 주택시장에 터보엔진을 달아주며 의외의 반전을 일으켰다. 지난해 영국 주택가격은 8.5% 올라 2014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기존주택 판매가 2006년 이후 최고로 많았다. 지난해 주택가격은 9% 올랐고 올 3월 기존주택의 중간가격은 역대 최고인 32만9100달러를 기록했다.

독일에서는 주택매물이 나오면 2주 안에 팔리며 매물 확보가 힘들 정도라고 CNN은 전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외국인들이 주택을 사재기하며 지난해 4분기 집값이 6% 뛰었다.

영국 부동산플랫폼 주플라의 리처드 도넬 리서치 디렉터는 "몇 개월 동안 인구 대부분이 집으로 격리되면서 많은 이들이 집을 사실상 사무실, 집으로 개조해야 했다"며 "공간을 향한 경쟁"이 발생하는 데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부유층의 경우 도심을 떠나 교외에 더 넓은 주택을 매입한다. 영국에서는 런던에서 멀지 않은 교외 타운들의 집값이 급등했다. 고급부동산업체 파인앤컨트리의 다니엘 해링턴 인터내셔널 대표는 CNN에 "런던에서 열차로 1시간 거리에서 홈오피스 공간이 있는 주택이라면 시장가격보다 10% 높다"고 말했다.

◇규제에도 한동안 꺼지지 않을 거품

주택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뉴질랜드에서 지난 3월까지 1년 동안 주택 중간가격이 24% 이상 뛰어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관련 세제를 강화했고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중이다.

중국은 부동산 단속의지가 더 강력하다. 소시에테제네랄(SG)에 따르면 매매 및 신용 제한, 장기보유시 감면 혜택 확대, 위장이혼을 통한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는 법안 등을 중국 정부는 실시하고 있다.

규제강화에도 중국의 부동산 가격 조정은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SG는 예상했다. 대출 조건이 여전히 느슨하고 도시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강력하며 1선 대도시에서 공급은 부족하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SG는 설명했다.

또, 전세계 주택거품이 당장 터질 조짐도 없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중론이라고 CNN은 전했다. 올해 백신이 광범위하게 배포되면서 전세계 성장이 올해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리는 한동안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를 사용하는 19개국에서 모기지 금리는 3월 기준 1.3%에 불과하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존스랭라샬은 "모기지 금리가 앞으로 몇 년 동안 구조적으로 낮게 유지되며 주택시장의 성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붐이 조만간 터질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CNN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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