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7달러…백신 맞은 직원 100달러 보너스" 월급 올리는 美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5.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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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이 직원을 구하기 위해 줄줄이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면 물가 상승률이 더 가속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13일 650개 직영점 직원들의 시급을 2024년까지 평균 15달러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3개월 동안 1만명의 신규 직원을 고용하겠다며 신입 직원의 시급은 11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 1만4000곳 가맹점에도 같은 조치를 촉구했다.



같은 날 아마존도 북미 지역 물류네트워크에 7만5000명 직원을 추가 채용하겠다며 시간당 17달러 지급을 약속했다. 백신을 맞은 신입 직원엔 100달러 보너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10일에는 편의점 체인인 쉬츠가 1만8000명 직원의 시급을 2달러 올리고 여름에는 1달러를 추가 지급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식당 체인인 치폴레 역시 2800개 매장의 시급을 내달까지 15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건 일손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진보 성향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조쉬 바이븐스 연구원은 "식당이 일손을 채우는 것보다 손님들이 복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서 "임금을 올리면 직원을 구하는 데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미국은 신속한 백신 공급으로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13일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마스크 착용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식당 예약관리 스타트업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플로리다, 네바다, 텍사스주의 경우 식당 방문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특히 레스토랑, 술집, 호텔, 상점 등은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임금이 낮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된다. 최근 경제 개방과 함께 서비스업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적극적인 구직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보육 부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공하는 실업수당도 저임금 일자리를 채우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4월 말 기준 미국의 구인공고는 820만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AP는 잇따른 임금 인상은 직원과 구직자에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최근 금융시장을 불안케 한 인플레이션 공포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인건비 부담까지 높아진 기업들이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치폴레 주주인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캐피탈의 빌 애크먼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포럼에서 "시급 인상에 따른 비용은 부리토 가격을 약간 올려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컨퍼런스보드의 개드 레바논 이코노미스트는 노동력 부족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가파른 임금 상승세도 지속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그는 "코로나 공포는 완화될 것이며 아이들은 가을에 다시 등교를 시작할 것이고 9월 실업수당도 종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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