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 AZ백신… 스위스·노르웨이는 사용 않고 "기부"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05.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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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서울 중랑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덴마크에 이어 노르웨이, 스위스까지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을 빚었던 아스트라제네카(AZ)를 자국 백신 접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이미 확보한 백신은 국제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AZ백신이 '선심쓰기'용으로 전락한 셈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AZ백신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 사용하게 된다.



이달 10일 백신 전문가 위원회가 AZ백신과 존슨앤드존슨(J&J)의 얀센 백신을 두고 '매우 드물지만 유해한 부작용'을 이유로 들어 접종을 제외하라고 권고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도 AZ와 얀센 백신이 드문 경우의 혈전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스위스 역시 AZ백신을 자국 백신 프로그램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화이자,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방식의 백신이 충분해 AZ백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랭 베르세 스위스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스위스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현재 보유한 AZ백신 540만회분 가운데 300만회분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혈전 부작용을 이유로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애초부터 AZ백신을 사용 승인하지 않아왔는데, 승인 여부 결정이 나기도 전에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베르세 장관은 "만일 AZ백신이 승인받는다고 해도 스위스엔 아주 제한된 수량만이 배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 모두 '남는' AZ백신을 코백스 퍼실리티에 기부하기로 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등이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배분 프로젝트로 대부분 개발도상국에 그 혜택이 돌아간다.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성인 약 30%가 최소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받았다.


한편 AZ백신이 '찬밥' 신세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덴마크는 혈전 우려를 이유로 사용을 중단했다. 미국 역시 AZ백신은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하지도 않은 채 멕시코, 캐나다 등 인접국과 인도에 나눠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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