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시총 반토막난 천랩, 모멘텀 확보 시급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5.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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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시총 반토막난 천랩, 모멘텀 확보 시급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회사 천랩 (15,960원 ▲60 +0.38%)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들어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주력인 미생물 분석 서비스의 매출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 신규 사업인 헬스케어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또 한 축인 신약 개발은 당장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약속한 만큼 성장 모멘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13일 기준 천랩 (15,960원 ▲60 +0.38%)의 시가총액은 약 1190억원으로, 연초 대비 거의 반토막 났다. 현재 주가는 2019년 상장 때 공모가(4만원)보다 낮다. 천랩뿐 아니라 지놈앤컴퍼니 (9,150원 ▲40 +0.44%), 고바이오랩 (8,450원 ▼200 -2.31%) 등 국내 증시 주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



천랩은 주력 사업은 자체 기술로 확보한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기반 미생물 유전체 분석 서비스다.

천랩의 클라우드 웹 기반 '이지바이오클라우드'는 모두에게 공개된 열린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으로 9700회 이상 논문에 이용되는 등 연구자들에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밀 의료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진단 제품 및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된다.

천랩의 미생물 분석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사업의 성장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관련 매출액은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아직까지 주로 정부기관이나 기업, 의료계 등으로부터 연구 과제를 받아 수행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보기 힘들다.

천랩이 지난해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헬스케어 사업의 성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천랩은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서비스와 개인별 맞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실제 매출 성과는 1억6000만여원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유산균 제품의 경우 경쟁 제품과 비교해 시장에서 확실한 지위를 구축하지 못했단 평가다.

분석 플랫폼과 헬스케어 사업의 성과가 주춤하면서 천랩의 지난해 매출액은 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천랩이 2019년 말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제시한 2020년 예상 매출액 67억원에 못 미쳤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8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적자 폭이 커졌다.

천랩은 IPO 과정에서 2021년 예상 실적으로 매출액 210억원, 영업손실 7억원을 제시했다. 2021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시작되고, 2022년부터 대규모 이익을 거두겠단 청사진을 밝혔다.

그만큼 올해 천랩의 사업 성과가 중요하단 의미다.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분석 서비스와 헬스케어 사업의 영역 확장 및 해외 시장 진출, 신약 개발 연구 고도화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우선 주력인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분석 서비스의 경우 국내외에서 검증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미생문 분석 전문가로 구성된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은 파트너 모색, 해외 시장 개척, 마케팅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신을약 개발 연구도 이어간다. 염증성 장 질환(IBD) 치료제의 경우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 고형암 치료제(단독 및 병용), 신경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갖고 있다. 모두 임상 전 단계다.

천랩 관계자는 "미생물 정밀분석 플랫폼 서비스의 범위을 넓히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헬스케어 사업 역시 거래처와 논의를 거쳐 제품과 서비스 모두 영역을 확장해 매출 성장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의 경우 1상은 통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이후 단계 연구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또 새로운 균주를 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 자체를 기술이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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