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한물 갔다…서학개미 '코인베이스' 1000억 샀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5.13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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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한물 갔다…서학개미 '코인베이스' 1000억 샀다


서학개미들의 '대세'도 이제 코인이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테슬라 등 미국 기술주를 제치고 해외주식 순매수 2위에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높은 가격 변동성을 이유로 투자에 유의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인베이스 순매수 결제 규모는 9428만달러(약 1060억원)로, 1위인 SPDR S&P500 ETF(상장지수펀드)(1억1990만달러)와 2562만달러(288억원) 차이다. SPDR ETF는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외 마이크로소프트(6447만달러), 알파벳(구글 지주사) 클래스A(6421만달러), TSMC(5283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때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 종목으로 꼽혔던 테슬라(4237만달러)는 10위로 밀려났다.

매수 규모로 보면 테슬라(11억294만달러)가 여전히 1위를 차지했지만 매도(10억6057만달러)도 많아 순매수 순위로는 밀렸다.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14일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상장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새내기주가 쟁쟁한 나스닥 대표 기술주를 제치고 해외 주식 순매수 2위에 오른 것이다. 서학개미들 사이 뜨거운 '코인 열풍'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인베이스가 주목을 받은 데는 가장자산에 대한 인식 변화와 기관투자자의 수요 증가가 꼽힌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늘며 거래 수수료를 매출로 삼는 코인베이스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호재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의 총 등록 이용자 수는 5600만명이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에 유입된 신규 이용자만 1300만명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은 3350억달러, 매출은 18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12억7000만달러)보다 더 많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가상자산 자산 가격과 거래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순이익은 7억3000만~8억달러(8200억~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비트코인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투기성 자산으로 인식되었던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채굴량이 정해져 있고 전통 금융시장의 바깥에 있어 관련 영향을 덜 받으며, 공급량을 쉽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금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미국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자산 배분 목적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편입하는 추세"라며 "지난해 말 기준 7000여 개 기관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11만5000개의 생태계 파트너가 암호화폐 경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가격과 당국 규제에 따른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 상장일 381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는 429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미국 증권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소 규제 가능성 등이 불거지면서 최근 급락했다.

한때는 준거가격(250달러)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준거가격은 상장 전 나스닥이 장외시장에서의 투자은행 투입 규모 등을 반영해 제공한 가격이다. 코인베이스는 IPO(기업공개)가 아닌 직상장인 만큼 공모가는 없다. 현재는 소폭 반등해 300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매출 구조 다변화와 당국 규제가 관건으로 보인다. 임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매출은 85%가 거래 수수료로 편중된 매출 구조"라며 "경쟁 플랫폼의 등장, 수수료 인하 경쟁 등을 감안하면 분명 거래 수수료에 편중된 매출 구조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랠리를 우려하는 일부 정치인 및 정부 부처 인물은 암호화폐가 달러 약세를 유발하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암호화폐에 대한 긍정적, 효율적인 측면보다 부정적 입장이 계속 나오게 된다면 가격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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