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슬라'로 불리는 HMM…올해 주가 3배 뛰고 MSCI 편입 '대박'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21.05.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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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1호선 ‘HMM 누리호’/사진제공=HMM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1호선 ‘HMM 누리호’/사진제공=HMM


'사상 최대 실적, 1인당 영업이익 삼성전자 2배, 주가 3배↑, 분기 영업이익 1조원,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한국 지수 편입...'



10년만에 찾아온 해운업 초호황기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국적사 'HMM(옛 현대상선)'이 연일 써내려가고 있는 기록들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은 MSCI의 '5월 반기 리뷰(정기 변경)' 결과 한국 지수에 편입됐다. 이에 따라 이 지수를 따르는 ETF(상장지수펀드) 등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HMM'은 올 들어 이른바 '흠슬라(HMM+테슬라)'로 불리며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시초가(1만4900원) 대비 298%(11일 종가 4만4400원 기준) 오르며 연초 대비 3배 가량 껑충 뛴 것이다.



이는 호실적이 뒷받침된 결과다. 실제 HMM은 지난해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으로 10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목표했던 2020년 3분기보다 이른 2분기에 흑자전환을 이뤄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인당 영업이익이 6억4000만원으로 우리나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가 거둔 1인당 영업이익(3억300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HMM의 그간 상황은 암흑기 그 자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머스크·MSC 등 유럽계 메이저 선사들이 선박 크기를 키우면서 '운임비 치킨 게임'에 불이 붙었고, HMM은 2011년부터 장기 적자 상태로 내몰렸다. 경쟁사인 한진해운은 결국 이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2016년 8월에 파산하기도 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든 건 2018년에 초대형 선박 20척을 국내 조선3사에 발주하면서다. 정부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같은 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7월에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한 시점이다. 해운에서 선박 투자는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사항이다. 특히 초대형선은 단위당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보유 여부가 곧 선사의 경쟁력인 셈이다.


초대형선 20척 발주는 HMM 재도약의 쌍두마차 역할을 한 해운동맹 가입으로 이어졌다. 2019년 7월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THE) 얼라이언스'와 2020년 4월부터 10년간 협력하는 내용의 정회원 가입을 확정 지은 것. 이를 통해 서비스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회원사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노선 배치·기항지 선정 등에 참여함으로써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해졌다.

HMM 관계자는 "초대형 선박 20척이 정회원 가입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디 얼라이언스 입장에서 보면 공동운항 등 시너지 창출을 크게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동맹 가입 효과는 코로나19(COVID-19)로 막혀있던 전 세계 수출입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고 운임비가 급등하자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옮겨야 할 컨테이너는 많은데 이를 적재할 수 있는 배가 턱 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HMM (15,750원 ▲240 +1.55%)은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을 통해 운송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해운동맹 내에선 각 사의 배를 공동으로 운용해 불필요한 운송비 등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올해도 1만6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인수할 예정이다. 원가 구조를 더욱 크게 개선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추진력을 미리 확보해둔 셈이다. 오는 14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올 1분기 실적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역대급 깜짝 실적이 나올 전망이다. 국내 6개 증권사 평균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도 9645억원에 달한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집트 수에즈운하 길막 사고 이후 운임 반등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오히려 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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