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도 롤스로이스도…"미래 핵심기술" SMR에 뛰어들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1.05.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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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에너지 게임체인저 '스마트원전'(SMR)④

편집자주 이른바 '스마트원전'으로 불리는 소형모듈원전(SMR)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값싸고 안전하면서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 원자력 시장의 새로운 희망이 될지 주목된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사진=뉴시스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사진=뉴시스


탄소중립이 세계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이 주목받는 가운데, 여러 국가가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SMR 개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담은 일체형 원자로로, 발전용량은 기존 대형 원전 3분의 1 수준이지만 비용이 낮고 환경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미국은 SMR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SMR을 2050년 미국 탄소중립 달성 핵심 기술로 꼽았다.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해 10월 SMR과 차세대 원자로 지원에 7년간 32억달러(약 32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원전전문 회사인 뉴스케일은 지난해 자사 SMR 모델에 대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심사를 마쳤으며, 아이다호 주에 발전용량 60㎿급 SMR 12기로 이뤄진 총 720㎿ 규모 소형원전발전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의 원전기업 테라파워도 10년 내 SMR '나트리움'을 상용화해 미 전역에 소형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SMR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기초 인프라'(FIRST·Foundational Infrastructure for Responsible Use of Small Modular Reactor Technology) 프로그램을 개시하고, 최초 투자금으로 530만달러(약 59억6100만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공개됐으며, 파트너 국가와의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는 이미 SMR을 적용한 부유식(물에 띄우는 방식) 원전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SMR 기반 세계 최초의 부유식 원전으로 70㎿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송전설 설치와 대형 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극동지역 추코트카 자치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롤스로이스가 SMR 사업에 뛰어들었다. 영국은 롤스로이스가 이끄는 컨소시엄과 합작해 2억파운드(약 3179억원)를 투자해 SMR 16기를 건설, 각각 440㎿ 규모의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의 에너지기업 닛키홀딩스는 일본 기업 최초로 SMR 사업에 진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키홀딩스는 지난 5일 뉴스케일에 4000만달러(약 450억원)를 출자했다고 밝혔다. 닛키홀딩스는 미국 아이다호주 SMR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으며, 향후 자체적 건설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원자력협력재단(KONICOF)이 발간한 세계 SMR 개발 동향에 따르면 캐나다도 국립연구소(CNL)는 SMR 핵연료 연구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SMR 건설 추진을 위한 협력체를 구성했다. 이 밖에도 에스토니아에서 SMR 연구가 시작됐고,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센터(VTT)는 지역난방에 사용 가능한 SMR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한국도 혁신 기술을 적용한 SMR 개발에 돌입했다. 정부는 한국수력원자력 주도로 2030년까지 4000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혁신 SMR을 뜻하는 'i-SMR'을 상용화하고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이 SMR 후발주자로 분류되고 탈원전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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