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 '발작' 원인은 인플레이션 공포…"3가지가 문제"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5.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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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증시 '발작' 원인은 인플레이션 공포…"3가지가 문제"


인플레이션 공포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간밤 뉴욕 다우지수가 1% 넘게 떨어진데 이어 12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 때 2% 넘게 급락했다. 글로벌 증시를 꽁꽁 얼어붙인 인플레이션 공포는 어디서 나왔을까.

12일 DB금융투자와 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소는 크게 3가지다. △유동성 △경기 흐름 △정책 방향 등이다. 우선 유동성부터 살펴보자.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동성과 물가의 상관관계에 대해 M(유동성)·V(화폐유통속도)=P(물가)·Q(수량)으로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화폐유통속도와 수량이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경우 유동성 증가는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시장을 돌고 돌아 물가에 달라붙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입출식 등 M2(광의통화)가 전년대비 24.2%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전세계 풀린 지원금들이 유동성 증가를 이끌었다.



그러나 보다 눈 여겨봐야할 부분은 화폐유통속도다. 유동성 확대가 일어난 상황에서 화폐유통속도까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유동성은 충분히 확대된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경제활동 탓에 화폐유통속도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화폐유통속도의 반등 가능성을 참고할 수 있는 도구는 경제주체의 미래 전망이다. 미래 전망이 밝다면 화폐유통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발표된 3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64.7포인트로 1983년 12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60.7포인트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고점이다.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6% 급등해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크게 벌어진 후행지수와 선행지수 차이도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경기 흐름은 후행지수가 선행지수를 쫓는 규칙적인 흐름을 보인다. 실제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은 2020년 5월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 1월부터는 경기후행지주도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GDP(국내총생산)과 잠재 GDP 간 인플레이션 갭이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미국 주간 경제활동지수를 통해 가늠한 미국의 현재 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12%, 그러나 잠재 GDP 성장률은 1.8% 남짓으로 무려 10% 가량의 인플레이션 갭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 갭이 줄어들기 전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자극하는 다른 하나는 정책 방향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주택 건설을 포함한 재정정책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신규주택 허가와 착공이 모두 같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같은 확대적 건설 정책은 물가를 일정 기간 올려세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현재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물가와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2단계 중턱을 넘어서고 있다"며 "물가가 오르고 주가는 내리는 3단계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는 최근까지 부채 비율을 크게 줄여온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시클리컬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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