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표류중 '포천 고모리에' 진짜 짓긴 하나?

뉴스1 제공 2021.05.12 06:06
글자크기

K디자인빌리지 공모경쟁 떠들썩…이후 사업명칭 수차례 바뀌어
유치전 고배 마셨던 양주시는 테크노밸리 유치 성공 '착착 진행'

포천 고모리에 조성사업 © 뉴스1포천 고모리에 조성사업 © 뉴스1


(포천=뉴스1) 이상휼 기자 = "어떤 식으로 조성할지 딱히 정해진 건 현재로선 없다."

포천 '고모리에 산업단지' 담당부서 관계자의 발언이다.

포천 '고모리에' 조성사업이 6년째 진척 없이 표류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업이 첫삽도 못 뜨고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경기도와 포천시 등에 따르면 '포천 고모리에'의 당초 명칭은 'K디자인빌리지'였다.

2015년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민선6기 취임 초기부터 경기북부 경제활성화 프로젝트로 K디자인빌리지 사업을 내세우면서 7000억원대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소흘읍 고모리 일대 100만㎡에 디자이너를 위한 창작 공간과,국제패션디자이너 학교, 섬유 패션 전시장 등을 짓기로 하고 2017년 착공해 2022년 완공한다는 목표였다.

그러면서 남 전 지사는 각 시군간 공모 경쟁을 유발해 포천시, 의정부시, 양주시, 동두천시가 각축을 벌이도록 판을 키웠다. 최종적으로 포천시와 양주시가 격전을 벌였고 포천시로 결정됐다.

포천시로 선정되자 섬유패션 분야 인프라가 풍부한 양주시의 경우 크게 낙심하며 당시 유치전 최일선에 뛰어들었던 시의 국장급 공무원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직하기도 했다.


당시 희비가 엇갈렸고 디자인빌리지 사업예정지인 고모저수지 인근은 땅값이 상승하는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전에 나섰던 포천시의 담당 공무원 4명과 시의원 1명 등 5명은 약 1550만원의 예산으로 이탈리아 등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여기에 더해 2016년 4월엔 1억5000만원을 들여 유치 기념 패션쇼와 초청가수 공연까지 열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K디자인빌리지라는 명칭은 사라졌다.

반면 양주시는 이후 경기도가 실시한 공모 경쟁을 거쳐 '양주테크노밸리 사업'을 유치에 성공했다. 애초에 K디자인빌리지 사업을 위해 준비했던 양주역 인근 땅을 양주테크노밸리 조성지로 결정해 착착 진행하고 있다.

양주시로서는 K디자인빌리지 유치경쟁에 고배를 마셨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패션 관련 조성사업은 사업성이 없어서 진작에 포기했다"면서 "남 전 지사 임기 말에 사업 명칭을 '고모리에'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의 민선7기 이후 '고모리에'는 또 한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다.

도와 시는 2019년 10월 개발방식을 공영개발에서 민관합동개발로 바꿔 ㈜한샘·한샘개발 등과 손을 잡았다. 시가 20%, 한샘개발이 80%를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한 후 한샘개발이 사업비 100%를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한샘개발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그 후 반년 넘은 시간이 지난 올해 1월 도와 시는 '고모리에'를 7만평대 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시와 호반·교보 컨소시엄은 각각 20%, 80% 비율로 출자해 고모리에 산업단지 조성사업 시행을 위한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시는 관련 인허가와 인프라 지원 등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 전반에 힘쓰고, 호반·교보 컨소시엄은 약 976억원의 사업비 투자와 함께 산업단지 책임 준공을 약속했다.

협약기관은 내년(2022년) 초 착공을 목표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행정절차에 돌입하고 올해 내 관련 인·허가 등의 절차를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절차가 원활히 추진되면 2023년 말 완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지역사회에서는 우려가 많다.

이재명 지사의 임기도 어느덧 후반이라 민선8기에서는 또 사업계획이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고모리에 주변지역 부동산에 지역사회의 유력자들이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어온 만큼 민감한 시기에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포천시의 한 공직자는 "사업예정지 주변지역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사업은 진행되는 게 없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고모리에 산업단지 담당부서 관계자는 "당초 목적과 달리 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고 어떤 주제의 산단으로 조성할지는 딱히 정해진 것이 없다. 사업을 진행하려는 의지는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