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따상' 실패에… SK IPO 신화 제동 걸리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5.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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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매매개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총괄대표, 박태진 JP모건증권 서울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2021.5.11/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매매개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총괄대표, 박태진 JP모건증권 서울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2021.5.11/뉴스1


SK아이이테크놀로지 (73,100원 ▼1,300 -1.75%)(SKIET)의 상장 첫날 부진으로 순항하던 SK그룹의 연이은 IPO(기업공개) 신화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SK그룹은 지난해 SK바이오팜 (92,500원 ▼2,200 -2.32%)에 이어 올해 초 SK바이오사이언스 (61,700원 ▼300 -0.48%)까지 IPO 흥행에 성공했으나, SKIET의 부진으로 향후 계열사의 상장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다.

11일 오후 2시 42분 현재 SKIET는 현재 시초가 대비 5만2500원(25.00%) 내린 15만7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SKIET는 상장 첫날인 이날 공모가(10만500원) 대비 2배 높은 21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장 초반 5%대 오름세를 보이다 이내 급락했다.

SKIET의 부진한 성적표는 앞서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61,700원 ▼300 -0.48%)SK바이오팜 (92,500원 ▼2,200 -2.32%)의 주가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61,700원 ▼300 -0.48%)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 이후 상한가)'에 성공했고, 지난해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 (92,500원 ▼2,200 -2.32%)은 무려 '따상상상(시초가 이후 공모가 2배, 이후 3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다.


상장 초반 SK바이오사이언스 (61,700원 ▼300 -0.48%)SK바이오팜 (92,500원 ▼2,200 -2.32%)은 각각 19만원, 26만95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최대 192.3%, 450%에 달한다.

현 주가도 각각 15만2000원, 10만6000원으로 상장 초기보다는 빠졌지만 공모가(6만5000원·4만9000원)와 비교하면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날 SKIET의 장중 최고가는 22만2500원으로, 공모가(10만5000원) 대비 111.9%에 그쳤다. 상장 직후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는 공모주 특성상 당분간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향후 이어질 SK그룹 계열사의 IPO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인다. SK텔레콤이 50.1%를 보유한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는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SK인포섹과 합병 출발한 보안전문회사 ADT캡스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발표하고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 SK브로드밴드,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도 줄줄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SKIET는 '중복 청약 막차'로 꼽히며 과열이 있던 만큼 향후 공모주의 주가 흐름과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SKIET의 경우 '마지막 중복 청약'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단기 차익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이 참여했다"며 "중복청약 금지 이후 진행되는 공모주의 경우 청약 과정에서 과열 양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약세는 전고체 전지 도입 우려 등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IET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분리막 제조업체다. 전고체전지는 기존 이온 전지의 전해액과 분리막을 고체 형태 소재로 바꾼 것으로, 화재위험을 크게 줄이는 대신 분리막이 사라지게 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리막 사업에 있어 가장 큰 위험요소인 전고체전지 도입 시점과 SKIET 영업이익률 전망에 따라 적정주가 시나리오를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며 "전고체전지 위험이 크지 않을 경우 적정주가 범위는 10만~16만원, 2027~2028년 전고체전지 도입이 시작될 경우 적정주가 범위는 4만원~7만원으로 크게 낮아진다"고 전망했다.

공모가 산정 당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PE(사모펀드) 프리미어슈페리어는 SKIET의 유상증자 참여 당시 기업가치를 3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7조5000억원, 현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1조원 남짓이다. 불과 8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3~4배 넘게 오른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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