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째 못보내는 평택항 선호씨도 관심을"…뒤늦은 추모 물결

뉴스1 제공 2021.05.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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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부감증 경각심 요구' 靑국민청원 10만명 동의
이씨 동창 "산재사고가 친구까지 죽게 할 줄 몰랐다"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고(故) 이선호씨의 유족들이 아들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사망사고 이후 20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씨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4월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날개를 접었다 폈다하는 개방형 컨테이너)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무게 300kg에 달하는 FRC 날개에 깔려 숨졌다. 2021.5.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고(故) 이선호씨의 유족들이 아들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사망사고 이후 20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씨의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4월22일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날개를 접었다 폈다하는 개방형 컨테이너) 나무 합판 조각을 정리하던 중 무게 300kg에 달하는 FRC 날개에 깔려 숨졌다. 2021.5.1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평택항 이선호씨한테도 관심을 좀 주세요."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의 날개가 덮치며 외부 압력에 의한 두부 및 늑골 다발성 골절에 의한 뇌기종 및 혈흉으로 사망한 고(故) 이선호씨(23)의 죽음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애도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씨의 죽음을 추모하며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청원 4일 만에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다.



전날 이씨의 고등학교 동창도 청원을 올리며 "하루 평균 7명이 해마다 2400명 이상이 노동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지만, 그게 제 친구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며 "뉴스에서나 보던 산재 사고가 제 친구까지 죽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청원인은 이씨의 죽음에 Δ무리한 인원 감축 Δ전반적인 안전관리 미흡 Δ구조물 노후화 Δ초동대응 미흡 Δ정부의 안전관리 감독 부실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 안전관리에 대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3만60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아직도 믿기지 않고 너무 슬프지만, 이런 슬픔은 저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생겨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회사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이씨의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입관절차만 진행됐을 뿐 20일째 유족과 친구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다.

SNS에는 "회사는 이씨의 죽음에 책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관심 가져주세요", "김용균 26세, 이선호 23세, 이제는 분노보다 죄책감이 먼저 온다" 등 추모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선호, #평택항, #컨테이너, #김용균, #비정규직, #산재사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해도 이씨의 추모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이씨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비판의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사례는 많은 관심을 갖지만 이씨의 죽음은 좀처럼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SNS에는 "죽음조차 차별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선택적 분노는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이씨의 죽음에 대한 언급은 단 한줄이다"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로 유명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지난 6일 본인의 트위터에 "같은 죽음. 다른 관심. 300㎏ 쇳덩이에 깔려, 눈 감지 못한 청년 노동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봤을 때 '손정민'(한강대학생, 한강대학생실종, 실종대학생, 한강대학생사망 포함)의 검색량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30일에는 검색량이 최다 수준인 100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이선호'(평택항사망, 평택한컨테이너사망, 300kg사망, 평택항일용직사망 포함)은 검색량이 내내 0을 유지하다 이달 7일 간신히 5를 기록한 뒤, 8일 2, 9일 2, 10일 4에 불과하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는 13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씨에 대한 추모문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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