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살아나나 했더니…'고공행진' 철광석값 복병 만났다

머니투데이 장덕진 기자 2021.05.11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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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살아나나 했더니…'고공행진' 철광석값 복병 만났다


철광석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사상 최초로 200달러를 뚫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가 풀리며 철강 수요가 늘어난데 반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철광석을 원료로 생산되는 철강재 가격도 올라 관련 업계의 시선이 철광석 가격에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 현물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톤당 201.88달러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썼다. 다음날인 8일에는 톤당 212.25달러까지 올라 이틀 연속 200달러를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5월 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된 이래 꾸준히 증가했다. 상승세는 1년여 지속되며 올해 들어 현재 철광석 가격은 연초 대비 3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각국 경기가 얼어붙으며 철강 수요도 줄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철광석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이며 향후 더 오를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광석 수요는 높은데 공급은 부진...결국 역대 최고가
증가하는 철광석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철광석 시장은 브라질의 발레(Vale), 호주의 리오틴토(Rio Tinto)와 BHP 메이저 3사가 전체 생산의 70% 가까이 차지한다. 이들의 올해 1분기 공급량은 전분기 대비 하락하거나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발레의 생산량은 680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기존 전망치 7200만톤에 미치지 못했다. BHP와 리오틴토도 각각 6670만톤과 7641만톤을 생산해 전년 동기 대비 2% 빠진 생산량을 기록했다.



반면 철광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전세계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5.8% 증가한 18억74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에서 1.7% 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광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지는 않고 있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철광석 가격이 높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철광석 가격은 향후 추가 상승까지 가능한 상태다. 주요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와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갈등 때문이다.

중국 국가개발위원회는 지난 6일 호주 정부와 전략 경제 대화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호주의 빅토리아주가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 사업을 전면 취소하는 등 대중국 압박에 나서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호주는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운데 60%를 책임지는 국가다. 중국과 호주의 철광석 수출입에 차질이 생기면 세계 철광석 생산 기지인 중국의 생산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철강재 가격 오르면 수익성은...깊어지는 고심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조선용 후판과 강판 등 철강재 가격이 함께 오를 수 있어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기업들은 올해들어 철강재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사와 지난 4월 원가 상승분만큼 협의해 후판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 이후 철광석 가격이 계속 상승해 나머지 부분은 하반기 추가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냉연, 열연, 후판 등 철강재의 평균 판가가 올해 1분기 톤당 89만원으로 전년 동기의 81만원에서 10% 가량 올랐다.

철광석 가격 인상은 철강사에 원자재 비용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철강재 판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지난해의 부진에서 회복 중인 조선업계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연속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조선업계이지만 수익성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가 증가하고 조선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수익성 개선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수익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철강재 가격 인상은 적자냐 흑자냐를 결정할 수도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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