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1Q 백화점 덕에 선방...할인점·e커머스 부진은 지속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1.05.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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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10일 롯데쇼핑 1분기 실적 공시…영업익 618억원, 전년比 18.5%↑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 선방했다. 명품과 고가가전 등 보복소비 수혜를 본 백화점과 하이마트가 실적을 견인하면서다. 하지만 마트와 롯데ON(온) 등의 부진은 이어졌다.

10일 롯데쇼핑은 올 1분기 매출이 3조8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줄고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6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406억원을 나타내 전년 동기(-433억원) 대비 적자 규모를 6.3% 개선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할인점(롯데마트, 롭스)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e커머스 △컬처웍스(영화관) △기타 사업부(리츠) 등의 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백화점 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이 6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0억원으로 261.3%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COVID-19) 1차 확산에 따른 낮은 기저 효과에 백신 접종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회복 등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명품, 생활가전, 남성스포츠 등과 함께 2020년 판매가 부진했던 여성패션 등 패션부문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



롯데쇼핑, 1Q 백화점 덕에 선방...할인점·e커머스 부진은 지속
롯데하이마트도 판매 호조로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전점 매출이 전년비 3.3%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비 31.8%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에 보복소비로 인한 가전 수요가 증가했고, 대형가전 중심의 프리미엄 가전 선호 추세가 지속되면서다. 온라인몰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매출을 이끈 것도 주효했다. 온라인몰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비 21.2% 늘었다.

다만 할인점과 e커머스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할인점은 식품 상품군 호조로 기존점 매출이 전년수준을 유지했으나, 꾸준히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온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가 지난 1월부로 할인점 사업부에 흡수 통합 되면서, 롭스의 실적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할인점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0% 감소한 1조4760억원, 영업이익은 93.4% 급감한 10억원에 그쳤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롭스는 현재 매장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중이며 일시적 비용(희망퇴직 위로금, 구리점 등 점포 영업종료에 따른 충당금 등)이 1분기에 85억원 발생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은 향후 마트 41개 점포에 온라인 배송거점인 스마트스토어, 세미다크스토어를 구현해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커머스 부문은 올 1분기 매출이 280억원으로 41.9% 줄고 영업손실이 전년 150억원에서 올해 29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쇼핑 측은 앱다운로드 확대 등을 위한 광고판촉비 등 판관비가 전년비 4.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롯데온은 2020년 4월 출범했지만 소극적 투자와 차별화 포인트 부족으로 그동안 e커머스 업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 외형 성장을 위한 투자란 설명이다.

아울러 롯데슈퍼 1분기 매출은 21% 감소한 388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도 60억원 적자에서 올해 3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점포수가 전년비 83개 줄며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부진점 구조조정에 따라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홈쇼핑은 외출이 늘면서 전년에 입었던 코로나19 수혜가 사라져 매출이 감소한 2580억원, 영업이익은 6.3% 줄어든 340억원을 기록했다. 컬처웍스는 영화관 입장 객수 감소로 매출은 60.5% 감소한 400억원, 영업손실은 34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확대됐다.

롯데쇼핑의 이번 실적이 업계 전망(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긴 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영업이익 감소세를 꺾고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는 데 성공하면서 선방했단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2018년 1분기 매출액 4조3470억원(전년비 -2.2%), 영업이익 1650억원(+6.6%) △2019년 1분기 매출액 4조4470억원(+2.6%), 영업이익 2050억원(-7.1%) △2020년 1분기 매출액 4조770억원(-8.3%), 영업이익 520억원(-74.6%) 등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쇼핑 각 사업부문 자체의 경쟁력 약화도 있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따른 '한한령'으로 인한 중국 사업 철수, 일본 불매운동, 코로나19(COVID-19) 등 외부에서 연달아 악재가 터진 영향이 컸다.

이외에 2020년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점포를 수익성 기준으로 백화점·마트·슈퍼 등에 대한 구조조정, 효율화 작업에 본격 나선 것도 효과가 톡톡했다. 2020년 한해에만 오프라인 점포 119개가 폐점됐다. 업계는 올해 롯데쇼핑이 70여개의 저효율 점포를 추가 폐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롯데쇼핑은 지난 몇 년 간 악재에 따른 자산손상이 이어지며 어려운 나날을 보냈으나 이젠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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