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씨 父 "'골든=가수' 경찰 발표 타당"…납득한 이유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김지현 기자 2021.05.10 16:22
글자크기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강서 실종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휴대폰에 담긴 영상에서 언급된 '골든'이 가수로 확인됐다. 그동안 온라인상에서는 골든을 두고 '시험을 마쳤을 때 쓰는 은어' 등의 추측이 난무했지만 결국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민씨의 아버지도 경찰의 발표가 타당하다며 '골든'이 사건의 핵심은 아니라고 했다.

경찰 "골든은 가수"…父 "경찰 발표 타당"
10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동영상에 나온 '골든'은 골든이라는 가수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이팍(박재범), 레이블 등 힙합에서 쓰는 용어가 함께 나왔다"고 밝혔다.



동영상 촬영당시 분위기에 대해서는 "(사건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씨와) 우호적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 자체는 서로의 취미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라고 전했다.

정민씨가 재학한 중앙대 의대 학생회가 공개한 사건 당일 행적을 보면 정민씨와 A씨는 '골든'을 언급한 전후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 골든이 가수라는 해석에 더 힘을 준다.



'골든'이 언급된 영상 10분전부터 두사람을 서로 동영상을 찍었고, 직전에는 A씨가 춤을 추다가 엎드리듯 쓰러지기도 한다. 이후 동영상에서 큰절하듯 엎드려 있는 친구에게 정민씨가 일어나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노래 등을 부르다가 '골든'이 언급된 셈이다. 영상에 나온 "솔직히 골든 건 봐주자"라는 대화에서 '골든 건'을 '골든 노래'로 해석하면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민씨는 해당 발언 직전 취한 목소리로 노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께 동영상에 나온 제이팍(박재범), 레이블도 '골든'과 관계가 있다. 지소울(본명 김지현)은 한때 골든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고, 박재범이 설립한 레이블 하이어뮤직에서 지난해까지 활동했다.


정민씨의 부친 손현씨(50)도 경찰의 설명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가수라고 발표했는데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100% 확신은 못하지만 저도 그렇게 초기에 예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씨는 최근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골든이 뭔지 해석을 못하고 있다"면서 "시험 아니면 힙합 가수 이런 건데 그 뒤로는 파악이 잘 안되고 있으니 연구를 좀 부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추측이 억측을 낳았다…의대생들 "골든이라는 단어 시험때 안써"
경찰이 영상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떠돌던 루머도 힘을 잃게 됐다. 누리꾼들은 '골든'의 의미가 의대생들 사이 시험을 망쳤을 때 쓰는 은어라는 추측을 내놨다.

시험 답안을 제대로 적지 않고 가장 먼저 교실에서 나갈 때 '1등으로 시험을 망쳤다'는 뜻에서 '금메달'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이를 영어로 직역해 '골든'이라는 말을 썼다는 의미다.

그러나 복수 의대생들은 '골든'이 시험을 망쳤을 때 사용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18학번인 의대생 B씨는 "금메달은 쓰지만 골든은 처음 듣는다"고 밝혔다. 금·은·동메달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를 영어로 적응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2019년 의대를 졸업한 C씨도 "시험은 물론 커닝 등에도 쓰인 것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해당 의견이 온라인상에서 처음 제기될 때도 금메달을 골든으로 부른 것 아닐까라는 추측이었다.

결국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골든은 커닝 용어' 등 근거 없는 루머에 실제 수사력을 동원해 해명해야 하는 상황서 수사력이 낭비되면서 정작 중요한 실마리를 놓칠 수 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서초경찰서 강력계 7팀을 모두 이 사건에 투입했다"며 "실체적 진실, 당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