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 경신…美 고용쇼크 '득'됐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5.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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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20일 이후 3주만이다. 증권, 운수창고, 섬유의복, 철강금속 등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증시가 뛰었다. 미국 4월 고용이 '쇼크'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근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작용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3% 오른 3249.3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다. 지난 1월11일에 기록한 장중 최고가 3266.23에는 소폭 못 미쳤다. 코스닥지수도 1.48% 뛴 992.8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385억원, 기관은 9668억원 순매수 했다. 기관 중에서는 금융투자가 9668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기금은 190억원 순매수하며 2거래일 연속 '사자'를 유지했다. 개인은 이날 1조1919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가 고점에 오르면서 차익실현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증권, 운수창고, 섬유의복, 철강금속, 운수장비 등이 2~4% 강세를 보였다. 삼성증권 (40,700원 ▲100 +0.25%), 미래에셋증권 (8,130원 ▲30 +0.37%), 키움증권, SK증권은 4~6% 뛰었다.

운수업종 중에서는 진에어 (12,850원 ▲830 +6.91%)가 9.64% 급등했고, 한진칼, 대한항공 (21,700원 ▼100 -0.46%),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HMM 등이 4~8% 상승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해운·항공 화물 운임이 고공행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TAC 항공운임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의 지난 4월 평균 화물 운임은 ㎏당 8.48달러로 지수를 집계한 2015년 이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상승했다.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삼성바이오로직스 (833,000원 ▼3,000 -0.36%), 현대차 (237,000원 ▼7,000 -2.87%), 카카오, 삼성SDI, POSCO,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1~2% 상승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4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6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지만, 시장 전망치인 100만개에는 크게 못 미쳤다. 그 배경으로는 대규모 실업 수당 지급,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한 육아 문제, 생산 지연 등이 언급되고 있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에 대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조건인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장중 기존 주도주들이 강세를 보였고, 거래대금도 확대될 것"이라며 "이날 급등세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로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정점을 통과한다면 기존 주도주의 강세는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1일에는 중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2일에는 미국 CPI가, 13일에는 미국 PPI가 발표된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긴축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증시는 상승을 더 즐겨도 된다"며 "고용부진에도 시중 자금이 많고 수요도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경기민감주를 매도하긴 이르다"며 "실제 개입이 있기 전까진 원자재 강세의 추세가 꺾이기 힘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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