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시점 앞당긴다는 文, "백신 글로벌 허브 전폭 지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5.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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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문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고 있다. 문대통령은 10일 춘추관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한다. 이자리에서 문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통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 회복'을 강조할 계획이다. 2021.5.9/뉴스1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문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고 있다. 문대통령은 10일 춘추관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한다. 이자리에서 문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통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 회복'을 강조할 계획이다. 2021.5.9/뉴스1


취임 4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집단면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충분한 백신물량 확보를 바탕으로 접종속도를 끌어올려 당초 11월이었던 집단면역 달성 목표도 앞당기겠다는 것. 국산 백신 개발과 백신생산의 글로벌 허브 도약을 천명하고, 이에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의 완벽한 근절이 어렵고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집단면역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충분한 백신물량 확보다. 정부는 지난 달 화이자 백신 4000만회분 추가 구매계약 체결을 발판으로 총 1억9200만회분,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목표 3600만명의 약 3배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를 바탕으로 접종 속도를 끌어올려 11월 집단면역 달성 시점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업들까지 힘을 보탠 전방위적 노력으로 우리 국민 두 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접종 속도도 높여나가고 있다"며 "목표를 상향해 6월 말까지 1300만 명 이상 접종할 계획이고, 9월 말까지 접종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쳐,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 대비 접종 속도가 뒤처진다는 점을 의식한 언급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접종이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백신 접종에 앞서가는 나라들과 비교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명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 백신 개발국이 아니고, 대규모 선 투자를 할 수도 없었던 우리의 형편에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이 방역 상황에 맞춰 백신 도입과 접종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고 계획대로 차질없이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구의 70%가 접종을 마치는 집단면역이 달성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벽히 종식시키지는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집단면역이 코로나를 종식시키지 못할지라도 덜 위험한 질병으로 만들 것이고 우리는 일상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백신 접종이 진행돼도 코로나19의 완벽한 종식이 어려울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기존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통해 바이러스 또는 질병을 퇴치한 것은 천연두가 거의 유일하다"며 독감처럼 코로나19도 '엔데믹(endemic·감염병 주기적 유행)' 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독감처럼 백신을 통해 매년 관리를 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인식은 "70% 접종으로 '일상생활'을 회복하는 것을 집단면역이라 정의하고 있다"는 방역당국 입장에도 반영돼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완벽한 종식이 어렵다는 점과 함께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는 언급도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엔데믹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산 백신을 통한 장기적 대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도 최근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 관련 시간표를 내놨다. 내년 상반기 중 개발을 완료하고 접종을 한다는 목표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임상도 연내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백신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국산 백신 출시 목표는 현재 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회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 (57,400원 ▼800 -1.37%)유바이오로직스 (12,710원 ▲50 +0.39%), 셀리드 (3,835원 ▼50 -1.29%), 제넥신 (7,040원 ▼110 -1.54%), 진원생명과학 (2,370원 ▲85 +3.72%)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중이어서 연내 3상에 진입하고 내년 중 백신 출시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연내 mRNA 백신 임상 진입 역시 해볼만 하다는 시각도 있다. GC녹십자 (109,100원 ▼1,500 -1.36%)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통해 mRNA 기반 백신 개발의 핵심 기술인 '지질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의 신규 개발에 나섰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 (82,200원 ▼1,100 -1.32%)은 스위스 바이오사 '제네반트 사이언스(Genevant Science)'로부터 LNP 약물 전달체 기술을 도입한 상태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시간표 대로 개발이 진행된다고 확언하기는 어려운 단계로 보인다. 임상 진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를 감안하면 개발 자체가 수개월 간 진척이 안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에서는 대규모 임상 대상자가 필요한데,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가 적은 국내에서는 대상자 모집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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