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공사 중 발굴한 조선 육조거리 흔적 공개한다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1.05.10 11:15
글자크기
육조거리 추정 배수로 석렬. /사진제공=서울시육조거리 추정 배수로 석렬. /사진제공=서울시


광화문광장 공사 과정에서 대거 발굴한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2019년 1월부터 진행한 광화문광장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발굴된 유구를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는 코로나19(COVID-19)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영상)과 오프라인(현장공개) 방식을 병행한다. 현장공개에 참여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광화문광장 유구 보존 방향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료를 통해 추정만 했던 삼군부(군사업무 총괄)와 사헌부(관리 감찰)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위치와 건물기초가 광화문광장 공사 과정에서 발굴된 실제 유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고 고층건물과 도로가 들어서면서 사라진 옛 육조거리의 흔적을 추가로 찾아냈다.

육조거리는 지금의 광화문광장~세종대로 일대에 있던 조선시대 서울의 핵심가로다. 국가정사를 총괄하던 최고 행정기구 의정부를 비롯해 삼군부, 육조 등 조선의 주요 중앙관청이 집적해 있었다.



앞서 서울시는 2013년 부분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의 유구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본격 시작한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 주요건물의 배치와 규모를 최초로 확인했다. 7년여의 조사·발굴 끝에 작년 7월 국가지정 문화재(사적)로 지정됐다.

조사지역 및 주변 매장문화조사 현황. /사진제공=서울시조사지역 및 주변 매장문화조사 현황.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대상지 약 1만100㎡에 대한 총 9단계에 걸친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약 40%(4000㎡)에서 조선시대 유구가 나왔다. 15~19세기 조선시대의 관청 터를 비롯해 민가 터와 담장, 우물 터, 수로, 문지(門址·문이 있던 자리)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다. 조사는 이달 말 최종 완료된다.

정부청사 앞에서는 조선시대 군사업무를 총괄했던 '삼군부'의 외행랑 기초가 발굴됐다. 육조거리를 사이에 두고 의정부와 마주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삼군부'의 위치가 실제 유구로 확인된 것. 또 19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배수로와 조선전기로 추정되는 건물지 일부도 함께 확인됐다.


세종로 공원 앞에서는 조선시대 관리 감찰기구였던 '사헌부'의 유구로 추정되는 문지, 행랑, 담장, 우물이 발굴됐다. 16세기 육조거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배수로도 확인됐다. 현대해상 건물 앞에서는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우물, 배수로가 조사지역 전반에 걸쳐 발굴됐다. 이밖에도 도자기 조각(자기편), 기와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도 다수 출토됐다.

문화재 발굴조사는 시험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 순으로 진행됐다. 시험발굴조사는 2019년 3월부터 약 8개월 간 광화문광장 전역을 대상으로 시굴트렌치(2m×10m) 71개를 설치해 조사했다. 정밀발굴조사는 시굴조사 결과 등을 참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조사범위를 정했다. 2020년 10월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정상택 서울시 광화문광장추진단장은 "2년여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핵심가로인 육조거리의 흔적이 대거 확인됐다"며 "이번에 발굴한 문화재에 대해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보존·활용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 시민들에게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 보존·활용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