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현장의 목소리 "일 잘하는 장관 박준영이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05.0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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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양수산부의 정책에 운명이 좌우되는 해운·수산·항만 분야에서 차기 장관 후보자인 박준영 차관을 시급히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경제위기에 더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등으로 가뜩이나 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해양수산 전 분야의 실무 경험을 갖춘 박 후보자를 신속히 투입해 급한 민생 현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수산업계 "업무 중심의 장관 인사검증 해달라"
지난 7일 전국 어민들로 구성된 국내 수산단체들은 "현재 수산업계가 당면한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산전문가를 앞세워 현안에 즉각 대처하는 국정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수산물 소비 위축 등 시급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일관된 정책으로 문제해결을 주도해 나갈 사령탑이 필요하다"며 "업무 중심의 해양수산부 장관 인사검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최근 국회에서 찻잔과 도자기 등의 밀수 의혹에 따른 야당의 반대로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박준영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관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해양수산 모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다. 공직생활 30년간 모은 전 재산이 2억원에 못미칠 정도로 검소하게 살아왔지만 2015~2018년 영국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국내로 들어올 때 이삿짐에 포함시킨 중고 찻잔과 도자기 중 일부를 아내가 카페에서 소매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 받았다.



지난 3월 23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평동항에서 어민들이 바다에서 건진 미역을 봄볕과 해풍에 말리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3월 23일 울산 울주군 서생면 평동항에서 어민들이 바다에서 건진 미역을 봄볕과 해풍에 말리고 있다. /사진=뉴스1
수산업계의 요청은 '당장 일할 장관' 투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어민들은 야당이 문제 삼는 박 후보자의 자질 논란에 시간을 뺏길수록 현장의 혼선이 더해지고 이는 어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로 돌아올 것을 우려했다.

이들은 "수산계에서는 박준영 후보자가 부처 내에서도 수산업과 관련된 부서에서 업무를 수행한 것을 비롯해 부처 내부 출신으로 풍부한 경험과 빠른 업무파악 등 시급히 현안에 대처해 나갈 실무형 장관으로서 적임자로 평가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선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일본의 오염수 방출로 인해 전국 수산단체들이 전국 바다에서 해상시위 활동과 규탄대회를 여는 등 수산계는 지금 한 마음 한뜻으로 위기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이런상황에서 국가의 수산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장관이 하루빨리 자리잡아야 일관된 정책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 "해운재건 5개년 흔들림 없어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 HMM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과 승무원들이 말라카 해협과 적재된 화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사진=뉴스1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 HMM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과 승무원들이 말라카 해협과 적재된 화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사진=뉴스1
박 장관의 조속한 인선을 바라는 분위기는 어민들뿐만 아니라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한국해운협회는 '수출입 화물의 안정적인 수송과 해운재건계획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해운업계 입장문'을 통해 "오랜 경험이 있는 해운물류 행정전문가가 해양수산부 수장으로 신속히 임명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해운협회는 "이번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 이후 무너진 해운산업의 재건을 위해 지난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했다"며 "HMM에 대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발주를 시작으로 해운재건계획이 원활히 진행돼 이제는 4년차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할 시기"라며 "정부 조직이 흔들림 없이 해운산업 재건목표를 완수하고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수출물류 대란을 안정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항만업계 노사 한목소리 "박준영 임명해 항만노동자 생존권 지키길"
지난해 4월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4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스1지난해 4월 2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4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스1
항만업계에서는 노사가 한 목소리로 박 후보자의 인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7일 한국항만물류협회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공동 성명을 내고 "지난해 항만물류산업은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여파 등 대외경제 불확실성으로 2019년 대비 8.9% 감소한 14억9000만톤의 물동량을 항만에서 처리했는데 이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첫 감소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에 항만물류업계와 항만하역노동자는 글로벌 팬더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힘든 시간을 버텨왔으나 올해는 주요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경기부양책 등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랜 경험의 항만물류 행정전문가가 해양수산부의 수장으로 신속히 임명돼 항만물류산업의 극심한 어려움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지난 120여년간 국가경제의 핵심이자 물류대동맥의 시·종착점인 항만에서 맡은 바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 온 항만하역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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