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이어 이재정, 이재명 ‘세계여행 1천만원’ 발언에 “고민해야 할 때”

뉴스1 제공 2021.05.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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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일종의 장학금이라 생각…사람에 따라선 더 효율적일수도”
조희연 “차별 따른 사회적 문제 공론화 필요…진지한 토론 해야할 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일 경기도청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경기도 제공)© 뉴스1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일 경기도청에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헌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경기도 제공)© 뉴스1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이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세계여행비 1000만원 발언에 대해 "가볍게 보지 말고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성공회대학교 초대 총장으로 대학을 새로 만들면서 고민했던 일 가운데 하나가 장학금을 어떻게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를 고민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육감은 "성공회대학교의 교육원칙을 우수한 학생으로 만들기보다 더 다른 학생으로 교육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적순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여럿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고 장학금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며 그 액수도 일정하기 보다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장학금은 여러 형편으로 학업을 계속하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그야말로 '장학'의 의미로 공부를 계속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최근 경기도지사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 지역인재양성 직업교육 협력사업"에 관한 협의를 하고 업무협약을 했다"며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이재명 지사는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장학금도 받고 그 외 여러가지 혜택을 받는데 대학을 가지 못하고 직업도 얻지 못하는 청년들은 사회에서 어떤 혜택도 못받지 않느냐라는 문제 제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는 대학도 못가고 직업도 얻지 못한 이들에게 자신의 역량 개발의 계기와 '용기와 희망'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1000만원쯤 주어서 1년간 해외에 다녀오면 무언가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꺼냈다"며 "저는 이것도 사실 일종의 장학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 1년 등록금 으로 대학다니는 것보다 그 돈으로 해외에 다녀오는 것이 사람에 따라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 교육감은 "참석자들이 모두 좋은 의견이라고 공감을 했다. 사실 요즘은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고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의미있는 교육일 것"이라며 "국가와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한 보다 큰 틀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장학금'으로 한 젊은이가 새로운 동기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000만원'을 단순히 돈으로 보지 말고 그런 대접을 받아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사회가 존중하는 의미로 '대접'해 준다면 정말 그 대접에 감동하지 않을까"라며 "이재명 지사의 '아름다운' 상상을 어느 정치인이 쟁점을 삼는 것을 보면서 정치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정치권도 지금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간 청년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제도권 교육을 받는 사람과 받지 못하는 사람 간의 차이 또는 차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지사가 고졸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청년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급'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이 지사는 추후 이는 난상토론하는 자리에서 아이디어 차원에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윤희숙 의원은 선심성 포퓰리즘 제안이라고 비판하며, 이 지사의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심각한 자기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 지사가 이야기한 대학생 외에도, 예컨대 교육비를 추계하면 중고등학교의 경우에 학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연 1000만원 정도가 지원되는 데 반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비는 54만원 정도라는 통계가 보여주는 것처럼 학교에 속하느냐에 따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런 이유로 서울교육청은 학교 밖 청소년, 그중에서도 검정고시, 대안학교 등 '학교 밖 학생'을 위한 종합 지원계획을 만들고, '학교 밖 청소년 교육 참여수당' 등을 만드는 식으로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교육감은 "그 문제의식을 발판 삼아 이러한 차별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 비용,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고 했다.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보고 싸울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 및 학벌에 따른 차별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언론에서 자신의 1000만원 세계여행 발언을 비판한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관련 발언 전문(4일 대학미진학 청년 지원 협약식 토론 관련 발언)을 올렸다.

이 지사는 "지난 4일 '고졸 취업지원 기반마련을 위한 업무협약' 간담회에서 드린 말씀들이다. 세계일주 체험은 공약 발표나 정책 제안이 아니라 대학 미진학 청년 지원정책을 난상토론하는 자리에서 지원방법의 다양성을 논의하기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심은 형식과 외관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대학진학 유무와 관계 없이 공평하게 지원받아야 하고, 지원방식은 획일적이지 않고 개인적 특성을 고려해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사탕발림 공약들도 단위가 기본이 1000만원대"라며 "어느 순간에 허경영씨를 초월할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학 안 간 분들이 이 이야기 들으면서 모멸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고 개탄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이 지사가 일종의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000만원 지원발언에 "선정적 낚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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