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터지는 맥주 싸움… 오비맥주vs하이트진로 소송전 가나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5.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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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회사 홍보물 훼손 주장… 경찰 수사의뢰 맞불 예고

의문의 남성이 오비맥주의 한맥 홍보물을 제거하고 있다./사진= 오비맥주의문의 남성이 오비맥주의 한맥 홍보물을 제거하고 있다./사진= 오비맥주


여름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양대 맥주 회사간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오비맥주가 홍보물 탈취의 범인으로 하이트진로 (20,650원 ▼350 -1.67%)를 지목하며 경찰 수사를 의뢰하자 하이트진로도 홍보물 훼손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 식당에서 오비맥주의 '한맥' 홍보물 분실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 오비맥주는 홍보물을 분실 당한 업주로부터 CCTV를 확보한 뒤 이 사건을 성남중원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의 CCTV 확인 결과 한맥 홍보물을 허락없이 가져간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하이트진로 법인 차량으로 추정됐다. 오비맥주는 향후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이트진로에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인천 관교동에서 오비맥주 직원이 하이트진로의 홍보물을 뜯어내는 모습/사진= 하이트진로지난달 30일 인천 관교동에서 오비맥주 직원이 하이트진로의 홍보물을 뜯어내는 모습/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 인천 안양 등에서 오비맥주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진로 홍보물을 훼손하고 한맥 홍보물을 붙였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 측은 업주의 허락을 받고 홍보물을 교체했다고 주장했지만 하이트진로는 업주 허락과 상관 없이 하이트진로 자산을 훼손했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영업하면서 경쟁사의 홍보물을 훼손하는 사례가 있었고 당시에는 합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다른 양상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하이트진로 영업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한맥 홍보물을 허락도 없이 가져간 사건과 업주의 허락을 받고 하이트진로의 진로 홍보물을 한맥 홍보물로 교체한 것을 비슷한 사건으로 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그동안 했던 영업활동까지 문제로 삼는 걸 보면 위기감에서 오는 하이트진로 흠집내기로 생각된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경쟁사의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진행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류업계에선 이번 갈등이 '맥주 1등 10년 주기설'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 10년간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는데 최근 하이트맥주의 '테라' 매출이 급증하면서 1등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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