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묻지마 급등…또 치솟은 우선주, 단일가매매도 소용없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5.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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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우선주가 또다시 이상 급등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우선주 관련 투자자 보호 방안을 내놓았지만 '머니 게임'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7일 오전 11시30분 현재 노루페인트우 (14,250원 ▲50 +0.35%), 동양2우B (11,530원 0.00%), 동양3우B (2,095원 ▼5,905 -73.81%), 동부건설우 (22,750원 ▼100 -0.44%), 태영건설우 (3,565원 ▲40 +1.13%), 동양우 (5,790원 ▼50 -0.86%)가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금호건설우, 진흥기업2우B, 크라운제과우, 신원우도 17~27%대 급등 중이다.

이 중 동부건설우는 3거래일째, 노루페인트우, 동양2우B, 동양3우B는 이틀째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동부건설우는 지난 3일 2만8000원이던 주가가 현재 6만1400원으로 3일만에 2배 이상 뛰었다. 동부건설우의 평소 일일 거래량은 2000~5000주 수준이지만 지난 3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4만~5만주로 10배가 급증했다. 반면 보통주인 동부건설은 0.38% 상승에 그치고 있다.

노루페인트우는 잇따른 주가 상승에 지난 4일 거래정지가 됐지만, 거래 재개 이후에도 상한가를 지속하고 있다. 노루페인트우는 지난달 19일 1만5450원이던 주가가 13거래일만에 6만5000원으로 4.2배가 뛰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 우선권을 주는 종류주식이다. 주가 흐름도 기업의 펀더멘털에 연동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유통주식수가 적다보니 시세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이용되기도 한다. 이유 없이 오르고 이유 없이 떨어지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이 '대박'을 노리고 단순 추종매매하면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실제로 동부건설우는 지난해 7월에도 급등하기 시작해 6월말 2만9000원이었던 주가가 7거래일만인 7월9일 장중 5만87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는 갑자기 폭락하기 시작해 당일 주가는 11.5% 하락한 4만원에 장을 마쳤다. 7월 말에는 3만2750원까지 떨어져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금융당국은 우선주 이상급등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우선주 관련 투자자 보호 방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우선주의 상장 퇴출 기준 강화, 상장주식수 50만주 미만 우선주의 상시적 단일가 매매 실시 등의 대책을 세웠다. 금융위는 우선주의 시장 퇴출 요건을 현행 상장주식 수 5만주 미만에서 20만주 미만으로, 시가총액 5억원 미만에서 20억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상장주식 수가 50만 주 밑인 우선주에 대해선 상시로 단일가매매(30분 주기)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우선주는 대부분 단일가매매를 적용받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개개인이 '대박'을 쫓아 투자하는 것은 금융당국으로써도 어찌할 수 없다"며 "합리적인 투자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우선주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쌍용씨앤이는 지난해 말 우선주를 상장폐지했다. 지난해 9월 우선주 상장폐지 계획 공시 이후 주가가 오히려 급등했다. 거래 마지막까지 유상소각가격(주당 9300원)을 웃도는 2만5350원을 기록했다. 마지막까지 주식을 보유했던 주주들은 1주당 1만6050원씩 손해를 보게 된 셈이다.

쌍용씨앤이 관계자는 "우선주가 이상급등으로 자주 투자위험종목, 단기과열종목 등에 지정되면서 회사의 이미지에 손해를 끼친다고 판단,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며 "공시된 유상소각가격으로 상장폐지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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