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로켓 잔해' 주말 어디로 떨어지나…추락지점 두고 미중 갈등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1.05.0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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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책임감있게 행동하라" vs 중국 "서방의 과장"…창정5호B 통제 벗어나 8일 지구 대기권 재진입 가능성

지난달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기지에서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 '톈허'를 실은 '창정 5호B' 로켓이 하늘로 발사되고 있다./사진=AFP지난달 29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기지에서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 '톈허'를 실은 '창정 5호B' 로켓이 하늘로 발사되고 있다./사진=AFP


중국이 지난달 29일 독자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핵심 모듈인 '톈허'를 실은 '창정 5호B' 로켓을 발사했지만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지구를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기권 진입 및 추락 지점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 지구 대기에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중국의 로켓 잔해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 우주사령부는 창정 5호B의 위치를 인식해 추적하고 있다"며 "우주사령부는 분명히 위치 추적과 추가 세부 사항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주 활동의 안전과 안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우주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모든 나라의 공동 이익"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우주사령부는 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267㎞ 떨어진 반덴버그 공군기지의 제18우주통제비행대가 창정 5호B 로켓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로켓은 이르면 8일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로켓 잔해 무게가 무려 21톤에 달한다. 지구에 추락할 경우 인명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우주사령부는 로켓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위치 정보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하버드대학교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로켓의 잔해들이 지난해 5월처럼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5월 발사된 창정 5호B의 다른 로켓의 경우 지구에 재진입한 뒤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일부 잔해가 떨어져 건물을 파손한 바 있다.

로켓 잔해가 지구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는 '서방의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6일 우주 전문가를 인용해 로켓 잔해물이 공해상에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왕야난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 편집장은 "대부분 파편은 대기권에 진입하는 동안 타버리고 극히 일부만 지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것도 사람들이 활동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바다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켓 잔해 추락은 중국 우주 당국이 로켓의 설계 단계부터 발사지점 선택, 로켓 발사 자세와 궤적 등 모든 단계에서 신중히 고려된 문제라고 덧붙였다.

군사평론가 쑹중핑은 로켓 잔해가 지구로 돌아오는 것은 정상적이라며 서방의 과장된 중국 위협이라고 맞섰다. 그는 "이것은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에 대한 일부 서방 세력의 과장"이라며 "적대국들이 중국의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사용하는 낡은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창정-5B호는 무게가 837톤에 이르는 대형 발사체이다. 지난달 29일 중국이 독자적으로 우주정거장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핵심 모듈 '톈허'를 운반할 목적으로 발사했다.

이번에 추락이 예상되는 잔해물은 창정-5B호의 상단부로 무게 20톤, 길이 31m, 직경 5m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잔해물이 대기권에서 전부 소각되지 못하고 지상에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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