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인상' 발언에도 잠잠한 국채시장…"6월부터 경계감"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1.05.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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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지난 2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재계 인사들과 코로나19 경기 부양책 논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뉴스1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지난 2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재계 인사들과 코로나19 경기 부양책 논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워싱턴 AFP=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조기 금리인상 관련 언급에도 6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등 재료가 많아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수익률)은 전거래일보다 0.018%포인트 내린 1.140%, 10년물 금리는 0.028%포인트 내린 2.102%로 거래를 마감했다. 옐런 장관의 조기 긴축 시사에 국내 국채금리도 상승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미국의 국채시장과 동일하게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앞서 미국 국채금리는 옐런 재무장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과의 사전 녹화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리가 다소 상승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장중 한 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파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옐런 장관도 "금리인상을 예측하거나 권고한 것이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고 시장에서도 해당 발언이 당장의 긴축을 시사하는 게 아니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일 이틀 연속 하락한 1.584%까지 낮아졌고 2, 3, 5년물 등도 모두 하락 마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옐런 장관의 한 마디를 당장 강력하게 대응할 메시지로 해석하기 보다는 '정책당국이 이제는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는 차원의 메시지로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의 메시지가 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간의 시장변화를 가져올 메시지는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시장에서는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인상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가파른데다 물가도 급하게 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우리나라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6% 상승했고 4월 소비자물가는 2.3% 상승했다.


한국은행에서도 최근들어 매파적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조기긴축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지난달(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금융 안정 이슈에 대한 통화정책적 차원의 고려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5명의 위원들이 금융불균형 우려를 제기했다.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긴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미다.

시장은 옐런 장관의 발언에 단기적으로 긴장할 필요는 없더라도 중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지난달까지 대부분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2분기 이후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초에 비해 예측시점은 빨라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 속도에 따라 연내 금리인상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늦어도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이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월 15~16일(현지시간) 열릴 FOMC에 가까워질수록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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