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K-뷰티 지속성장 '친환경'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김형상 한국콜마 상무 2021.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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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상 한국콜마 패키지 스튜디오 상무김형상 한국콜마 패키지 스튜디오 상무


"한국의 화장품 용기 개발 기술 수준은 글로벌 TOP(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년 전 국내에 진출한 모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심미성이 돋보이는 한국의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가리키며 했던 말이다.

현재도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쿠션 제품 용기의 대부분을 한국 업체가 공급하고 있고,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의 대표 히트 제품의 용기가 한국에서 개발되어 공급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한국의 화장품 용기 기술에 대한 관심히 높다.



불과 20여년 전 독일과 일본이 화장품 용기 시장을 주도하던 때와 달리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Made in Korea'(메이드인 코리아) 화장품 용기를 찾는 것을 보면 이제 한국의 화장품 용기 디자인 경쟁력과 제조기술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화장품 용기 디자인 분야에서 20여년 넘게 종사해온 일원으로서 사뭇 뿌듯함을 느끼는 지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은 저가 화장품 용기에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글로벌 용기 시장을 선도했던 자신들이 위치를 되찾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렵게 쌓아올린 한국의 화장품 용기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며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 한가지 방안으로서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친환경' 이슈를 주목하고, 이를 화장품 사업 환경의 제한이라는 위기 의식이 아닌 향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공감해 플라스틱 사용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 트렌드 또한 강화되는 추세라면, 차라리 우리가 친환경 화장품 용기 시장을 선점해야한다는 뜻이다. 플라스틱으로 신음하는 지구의 환경 문제에 공감하는 것은 물론, 산업적 측면에서도 '친환경' 용기를 K뷰티의 미래 경쟁력으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콜마의 화장품 종이튜브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디자인 어워드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 2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된 화장품 종이튜브는 캡을 제외한 본체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80% 절감한 환경친화적 디자인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활용이 안되는 '예쁜 쓰레기'로 취급받는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친환경 용기 제품으로 전환시킨 한국 화장품 기업의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과 같은 브랜드사와 플라스틱 원료 및 제조사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친환경 용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21년 현재 화장품 업계는 '친환경' '탈(脫) 플라스틱'이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를 받고 있다. 사고를 바꿔야 할 때다. 용기 디자인의 개념과 방향을 바꿔 '친환경'을 우리의 경쟁력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화장품 용기가 내용물 보관이라는 용기 본연의 기능은 물론 소유하고 싶은 심미성과 아이디어로 가득찬 디자인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을 매료시켜 왔다. 이제는 환경까지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좋은 디자인으로 소비자가 친환경 포장재를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화장품 업계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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