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인사동 하나투어 사옥.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의 올해 첫 3개월은 내우외환의 연속이었다. 팬데믹(세계적대유행) 장기화로 여행 모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9.5% 줄어든 1283명에 불과했다. 단순 관광 수요가 '제로(0)'에 수렴하며 일부 지역의 공·상용 전세기 목적의 모객만 겨우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에도 하나투어를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우려가 크진 않다. 경영위기를 상쇄할 만큼 호재가 나타나고 있단 관측에서다. 실제 하나투어는 지난달부터 휴직 중이던 직원 일부를 불러들이는 등 근무인력을 400명대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대규모 적자로 한 푼이라도 절감해야 하는 시점에 오히려 근무인력 확대 결정을 한 것이다.
하나투어가 6일 하와이(미국), 몰디브, 스위스 등 자가격리 면제가 가능한 지역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상품 모객을 시작했다.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는 몰디브, 하와이, 스위스 등 격리 면제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 맞고 지금 떠나는 해외여행' 테마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5월 예약률도 전년 동월 대비 161.2% 증가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는 모양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 필수인력이 개발·관리 직군이 대다수였지만, 지난달부터 상품기획이나 영업직군 등에서도 직원들이 돌아와 해외여행 정상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접종률이 더디고, 접종자 대다수가 직접적인 여행수요와 거리가 먼 고령층이라 하반기까지 적자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특수성이 있는 1분기 같은 대규모 적자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옥 매각까지 이뤄지면 유동성도 어느정도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백신접종률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빠르면 추석 시즌 제한적인 해외여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본사 지분 매각을 성공할 경우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 추가 자본조달 리스크 없이 2022년 업황 반등기에 진입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