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먹통되니 모두 멈췄다...'장애 리스크' 급부상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5.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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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먹통되니 모두 멈췄다...'장애 리스크' 급부상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카카오 (49,100원 ▲2,200 +4.69%)가 '메시지 장애'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일 어린이날 밤 갑작스러운 서비스 장애로 '국민 메신저'라는 명성이 빛을 바랬다. 성장가도를 달리는 카카오가 자칫 장애 리스크에 발목잡힐 수 있는 만큼 서비스 품질과 안정성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6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류는 전날 9시47분부터 이날 0시8분까지 이어졌다. 카톡 메시지 수신이 원활하지 않고 PC버전 로그인이 실패하는 등의 내부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2시간이 넘는 서비스 장애로 사용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카톡 오류를 성토하는 글이 이어졌다. 이들은 "카톡이 멈추니 정말 답답하고 불편하다", "밤이니까 망정이지 낮에 오류가 났으면 아찔하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일부 이용자는 오류인지 모르고 PC에서 카톡을 지우고 다시 설치하다가 대화 내용과 데이터 등이 사라졌다고 성토했다. 카톡은 이용자가 직접 백업을 하지 않고 삭제할 경우 대화나 데이터가 보존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톡 장애, 올해는 포털사이트 다음 멈추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서비스 오류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1일 새해 인사가 몰리며 2시간 동안 메시지 수발신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카카오는 "새해 인사 트래픽에 대비하는 '비상대응 모드'에서 예상치 못한 내부시스템 오류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같은 해 3월2일 오전에도 내부 네트워크 오류로 인해 1시간여 메시지 수발신과 로그인 불가 장애를 일으켰고, 3월17일에도 30분 이상 오류가 생겼다. 7월에도 약 15분간 일시 접속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지갑을 출시한 첫날에는 사용자가 몰려 지갑 만들기 서비스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카카오 서비스 오류는 카톡 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서는 2차례에 걸쳐 포털사이트 다음이 PC 웹사이트 접속 오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메시지 장애와 관련 카카오 측은 내부 시스템 오류로 파악 중이다. 지난해 3월 발생했던 카톡 장애는 트래픽 과부하가 아닌 네트워크 장비에 문제가 생겼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장애 원인 분석, 회고 등을 통해 이 같은 오류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쇼핑 탭', '카톡 지갑' 늘어나는 기능들…카톡 오류에 영향?
카톡 먹통되니 모두 멈췄다...'장애 리스크' 급부상
업계에서는 카톡의 장애가 빈번한 데 대해 월간활성사용자(MOU) 4500만명 이상의 '슈퍼앱'으로 성장하면서 관리포인트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본다. 카톡 내에 지갑, 쇼핑, 콘텐츠,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연결되며 시스템 과부하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거와 달리 카카오톡이 수익 창출에 나서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한 게 카톡을 '무겁게'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가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연일 최고 실적을 이어가는 만큼 서비스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카카오는 1분기 매출액이 45% 늘어난 1조2580억원,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15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그룹이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 중심에 카카오톡이 있는 만큼 카카오톡 장애로 인한 파급효과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카톡이 무거워진다는 얘기가 있지만 여러 서비스가 늘면서도 용량에 변화는 거의 없다"며 "서비스를 추가할 때도 메시지에 최대한 영향을 안 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다음 달 착공한다.

이번 장애와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넷플릭스법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넷플릭스법은 지난해 12월 시행돼 일정 규모 이상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서버 용량과안정적 데이터 전송 경로 확보 등 서비스 안정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다만 카톡의 경우 유료가 아니고, 사용자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워 실제 법적용이 여의치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카카오가 무료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넷플릭스법을 적용하기에는 애매모호하다"며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메신저다 보니 도의적으로 통신사 정도의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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