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운 새 산업부 장관…청문회 통과 '문승욱호' 과제는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1.05.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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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욱 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르면 6일 업무개시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4/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5.4/뉴스1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같은 날 인사청문회를 치른 장관 후보자 5명 중 유일하게 당일 국회의 벽을 넘었다.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의 흠결이 없다는데 여야가 동의한 것이 이유지만, 한국을 둘러싼 산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새 산업부 장관을 흔들어선 안된다는 인식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개인의 도덕성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짙었으나 문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반도체 산업구조 재편, 탄소중립 등 굵직한 산업이슈가 주요 질문이 됐다. 문 후보자는 속칭 '순장조'로 불리는 정권 마지막해 장관이 아닌 향후 100년간 대한민국 운명을 가를 수 있는 '2021년' 산업부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승욱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같은 날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5명의 후보자 중 유일하게 당일 채택됐다. 문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친 후 이르면 오는 6일부터 장관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發 반도체 산업 개편…문 후보자 "상반기중 대책발표"
문 후보자가 장관 취임후 직면할 가장 큰 과제는 미국발 반도체 산업 개편에 대한 대응이다.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원천기술을 발전시킨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이 중국에 부품을 공급하고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굴러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반도체 생산기지를 자국(미국)으로 옮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문 후보자는 그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시스템반도체와 중소·중견 반도체기업 육성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상반기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그간 R&D(연구개발)을 지원할 때 보면 최근 몇년간은 반도체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화됐던 부분이 있었다"며 "생태계 내에서 팹리스, 중소·중견 파운드리라던지 이런 부분이 있는데 이쪽 분야 투자가 미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D램은 선두, 시스템반도체는 최근에 발전하고 있지만 핵심기술과 설계분야는 부족하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고 한 차례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반도체 종합대책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인데, (장관이 된 후) 구체화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2050 탄소중립 시발점, 30년 미래 가를 2021년
서남해해상풍력단지서남해해상풍력단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로드맵 마련도 문 후보자 어깨위에 놓인 무거운 짐이다. 문 장관 후보자는 곧 신설될 에너지 차관과 산하 부서를 기존 조직 내에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이를 통해 향후 30년간 진행될 탄소중립 정책 초석을 닦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석탄·LNG(액화천연가스)화력발전 등 기존 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들이 달라진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우선 문 후보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며 그린수소 등 첨단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에 대해) 어떤 숫자를 말하는건 적절치 않지만, 크게 늘려야 한다"며 "그린수소 등 더 전향적인 부분이 가능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산업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후보자는 "우리 원전기술이 뛰어난 것은 공감하지만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며 "위험성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하고 이런 차원에서 에너지 전환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척석탄발전소 건설중단과 관련해서는 "이미 적법한 절차로 허가가 나 진행되는 발전소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치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대전환의 시기, 신산업 육성 시급…"정책적 지원 아끼지 않을 것"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배터리, 친환경차 등 신산업 육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차량용반도체 품귀현상 대응은 향후 친환경차 산업 주도권과 관련이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갈등은 봉합됐으나 원인이 됐던 인력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배터리 산업은 전세계 모든 국가가 노리는 먹잇감이다.

차량용반도체 품귀 사태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현재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로의 대전환을 겪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를 고집하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태도를 바꿔 앞다퉈 친환경차를 출시하고 있다. 시장장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시장 선점이다. 자동차 생산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문 후보자는 "이른 시일내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해 우리 기업들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력산업 혁신과 신산업 육성이란 두축을 중심으로 첨단 산업강국 위상을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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