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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② '비당신' 감독 "영화 주인공은 셋"…강소라가 특별출연인 이유

뉴스1 제공 2021.05.0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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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모 감독/키다리이엔티 © 뉴스1조진모 감독/키다리이엔티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강하늘 천우희가 그리는 2003년과 2011년 청춘의 이야기.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는 두 배우의 어수룩하지만 풋풋한, 그리고 가슴 따뜻한 청춘 서사로 모두의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영화는 목표도 없이 지루한 삼수 생활을 이어가던 영호(강하늘 분)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기억 속 친구를 떠올리고 무작정 편지를 보내는 데서 시작된다.

영호가 편지를 보낸 이는 다름 아닌 초등학교 시절 기억 속에 자리한 소연이다. 소희(천우희 분)는 아픈 언니 소연(이설 분)을 대신해 영호의 편지를 받아 답장을 쓰게 되고, 두 사람은 조금씩 삶의 설렘을 갖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비오는 12월31일에 만나자는 약속을 하게 된다. 12월31일에 비가 올 기적을 기다리는 두 남녀의 바람은 이뤄질까.둘의 만남도 이뤄질 수 있을까.

조진모 감독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기다림 자체가 터무니 없거나 무모하게 보일지 몰라도 그 자체만으로 너무 역동적이라 생각했다"는 것. 그리고 조 감독은 "어쩌면 무모하기도 하고 판타지스럽기도 하겠지만 사실 우리는 그것보다 더 판타지한 기다림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라는 말로 우리 모두의 가슴 한 켠에 자리한 어떤 기다림의 설렘을 상기시킨다.



로맨스도, 인물들의 감정도 직접적이지 않다. 관객들이 각 인물에 대입해 상상력으로 채울 여백이 상당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안에서의 이야기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됐으면 했다"는 게 조진모 감독의 바람이었다. 그 바람을 이뤄준 이들은 배우 강하늘과 천우희 강소라였다. 조진모 감독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비화까지 들어봤다.

조진모 감독/키다리이엔티 © 뉴스1조진모 감독/키다리이엔티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강소라 배우가 연기한 수진은 솔직하고 거침 없는데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같다. 영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라 생각하고 수진의 캐릭터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수진이라는 캐릭터는 너무나 운이 좋게 강소라씨가 연기해줬다. 사실 영화상에서는 수진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불리지 않는다. 예고편을 통해서 '강소라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수진이란 인물이구나'라고 알게 되지만 극 중에서 누구도, 영호도 수진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수진을 통해서 다른 방면으로 내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면서도 그게 수진이라 명시하고 싶진 않았다. 내 곁을 스쳐지나갈 수 있고 그 사람의 영향에 대해 깨닫지 못할 수 있는데, '그 사람은 내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혹은 지나간 사람이었을까, 기억에 남는 이유는 뭘까' 생각했을 때 수진을 통해 다른 이를 대입해보면 좋겠다 생각했다.

-강소라 배우의 비중이 상당한데 왜 '특별출연'인가.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 명이라고 본다. 영호와 소희와 수진이다. 제가 특별출연을 원했던 것은 아니가 제작을 하는 데 있어서 과정상 여러 어려움과 각자 입장 차이가 있었다. 소라씨가 결정해주셨고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특별출연이라는 이유는 비중의 부분이라기 보다는 상업적인 측면에서 다른 이유가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수진이라는 캐릭터의 표현에 있어서 특별출연이라는 이유로 촬영 회수를 줄일 수는 없다고 전달했다. 이 캐릭터를 꼭 살려야겠다 했는데 다행히도 제가 편한 쪽으로 진행이 됐고 원하는 부분을 다 이룰 수 있었다.

-이설 배우도 눈빛으로 아픈 소연의 모습을 연기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설 배우는 개인적으로 눈여겨 보고 있던 친구였다. 눈빛이 너무 좋은 배우다. 소연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빛이었다. 그 전부터 이설 배우를 눈여겨 봤기 때문에 그 눈빛을 떠올리는 것 자체만으로 가장 처음 생각이 났다. 분명 어려운 연기고 한 배우로서 선택하기 어려웠음에도 잘 해줬고, 굉장히 살도 많이 뺐다. 이설씨는 아픈 게 중점적으로 보이기 보다 편지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했고, 그걸 잘 표현해주지 않았나 한다.

-강하늘 천우희 두 배우가 편지로 감정을 쌓아가는데, 아무래도 대면신이 없다보니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두 배우가 감정을 쌓을 수 있도록 끌어준 부분이 있다면 어떤 방법이었을지.

▶저는 극 중 인물처럼 두 배우가 아예 안 만났으면 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해서도 따로따로 만나 따로 이야기하고 전달하고 싶었다. 배우들이 원하는 부분이 달랐는데 하늘씨 같은 경우에는 혼자서만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려 했고 우희씨 편지를 목소리로 듣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우희씨의 경우에는 촬영 중에 조용한 공간을 빌려서 최대한 감정을 쌓아가려 했다. 강하늘 배우도 나중에는 궁금했는지 우희씨 화면을 훔쳐본 적이 있다고 하더라. (웃음) 배우들이 조금 더 상상하는 영역들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이 서로 시너지를 내서 잘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비 '나쁜 남자'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연출한 이력이 있는데, 뮤직비디오 감독에서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과정과 영화감독의 시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뮤직비디오는 제가 지금도 너무 좋아한다. 지금도 즐겨보는 게 뮤직비디오다. 당시 촬영을 먼저 한 뒤 입봉했었다. 그러다 약간의 신체적 결함으로 인해 촬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감독이라는 영역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고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감독으로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영화로 관심을 갖게 됐다. 우연히 좋은 동반자들을 만나서 영화라는 장르를 가깝게 만날 수 있게 됐고, 영화를 선택한 것은 너무나도 잘한 일인 것 같다. 제가 부족한 사람이 아닐까 하면서도 영화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뮤직비디오와는 다르다. 저의 여러가지 결여된 부분이 영화 쪽으로 이끌지 않았나 한다.

-로맨스이긴 하지만 직접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멜로 영화가 위대하고 대단한 영화가 많은데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멜로의 향기가 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 영화가 멜로 성향이 강하거나 멜로로 포장되는 걸 막고 싶었다. 그 향기가 어쩔 수 없이 나는 걸 막을 수는 없었지만 조금은 다르게 봐주셨으면 한다. 남자 여자를 대상으로 두지 않았고, 세 사람을 두고 이야기를 만들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멜로적인 향기가 나는 인간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기다림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10년 후 제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살고 싶고, 그런 좋은 이야기를 하며 나아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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