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백신 불안에…여당도 "이재용 사면, 강력히 필요해"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1.05.0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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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법무부 호송차가 병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법무부 호송차가 병원을 빠져나가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19(COVID-19) 백신 수급 과정에서 미국을 유혹할 '반도체 카드'가 주목받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이 무성하다. 다만 되풀이되는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여론의 반감, 그리고 진행 중인 이 부회장의 재판을 고려하면 '특별사면'이 무의미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재용 사면론'은 정부가 최근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 계약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층 탄력을 받았다. 특히 여당에서도 '이재용 사면론'에 힘을 싣는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반도체의 수급 상황, 미국에 대한 투자 등을 볼 때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이 강력히 존재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사면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향자 의원도 "국민적 동의가 전제된다면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5선 안규백 의원도 지나달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같은 전 지구적 재난에선 기업인도 역할이 있다"며 "이 부회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야권은 줄곧 이 부회장 사면론을 강조해 왔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30일 "이 부회장을 계속 감옥에 둬 단죄하는 것보다는 석방해 반도체 전쟁의 사령관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는 게 공동체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했다.

반발도 적지 않다. 정권마다 재벌사면이 되풀이됐지만, 명분과 달리 국민 통합과 경제에는 큰 도움이 안 됐다는 주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에서 "많은 국민은 아직 공정과 정의를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 공감대가 없는 사면은 통합에도,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반대한다. 이유는 딱 하나. '법 앞에 평등'"이라며 "실제로 경제에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사면권'의 당사자인 청와대 역시 27일 이 부회장 사면론을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도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입장엔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도 이전과 마찬가지 대답"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치권의 무성한 사면론과 관계없이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아직 재판 받는 사건이 있어, 벌써 사면을 논하긴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사면을 받더라도 이 사건에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사면이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다.

한편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달 26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71.2%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달 24~25일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응답자의 69.4%가 사면에 찬성했다.(이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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