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17% 뛴 베트남 증시…"주식하면 돈 번다" 투자 열풍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1.05.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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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막고, 미·중 수혜까지…'아시아 1위' 된 베트남증시

베트남 증시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에 힘입어 올해 화려한 상승률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복귀해 추가 상승을 이끌지 주목된다.

사진=AFP사진=AFP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 간판인 VN지수는 4월 30일까지 3개월 동안 17% 뛰어올라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을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전례없는 속도로 개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주식을 사들인 덕이 컸다면서 이제는 외국인 발길이 다시 돌아올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전했다. 지난해 8억7600만달러(약 9840억원)어치 베트남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올해에도 베트남 주식에서 8억4200만달러를 유출했지만 4월 셋째 주 들어서는 기록적인 자금을 다시 집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증시의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 전에 워낙 많은 주식을 사들인 것인지 모른다고 짚었다. 흐름이 바뀔 때 매도 물량도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베트남 증시는 올해 3월 주가지수 제공업체인 FTSE러셀로부터 결제 방법 문제를 이유로 세컨더리 이머징마켓으로의 편입이 불발되고 프론티어마켓으로 유지되면서 타격을 입었다. 다만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는 연내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주식 투자 열풍에 휩싸인 개인 투자자들과 함께 추가 상승을 만들어낼 공산이 크다. 베트남 개인 투자자들이 새로 만든 주식계좌 수는 지난해 40만개를 넘었고 올해에는 1분기에만 25만8000개를 기록했다. 그만큼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하노이 롱비엔 지역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응우옌 란 후옹은 "증시가 무척 활발하다. 많은 친구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래서 나도 은행에서 돈을 빼서 주식에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VN30지수 3개월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VN30지수 3개월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HSBC홀딩스는 베트남 증시를 "투자할 만한 시장"으로 꼽는다. 현지의 주식 거래액은 2019년 말에 비해 4배나 증가했다. 시가총액이 50억달러를 넘는 주식 수는 2015년 2개에서 11개까지 늘었다.

이런 흐름을 선도하는 건 베트남의 삼성으로 통하는 빈그룹이다. 빈그룹은 올해 미국에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야심찬 목표도 추진 중이다. 빈그룹은 부동산 개발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베트남 최대 국영 은행인 비엣콤뱅크, 국영 석유그룹 페트로베트남, 최대 철강업체 호아팟그룹, 최대 유제품 회사 비나밀크 등도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베트남 증시를 떠받치는 배경이다. 수출 위주의 베트남 경제는 팬데믹 후 글로벌 경제 회복의 수혜가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국내총생산(GDP)이 2.9% 증가해 중국의 2.3%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쓰기도 했다. 올해 경제 지표도 견조하다. 5월 제조업 경제 활동은 2018년 11월 이후 가장 활발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올해 베트남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제시한다.

베트남은 미·중 갈등의 몇 안 되는 수혜국으로 꼽히기도 한다. 기업들이 중국 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리면서다. 시티오브런던투자관리의 제프 길 펀드 매니저는 최근 "우리는 몇 년째 베트남에 긍정적"이라면서 "베트남은 미·중 갈등의 분명한 수혜국이자 코로나 대응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베트남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는 3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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