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이 회의에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33억3700제곱인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지난해 4분기보다 4% 늘었다. 역대 최대였던 2018년 3분기 출하량 32억5500만제곱인치를 뛰어넘으면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올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배경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수요 폭발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닐 위버 SEMI 실리콘제조그룹 의장은 "CPU(중앙처리장치)나 기기제어에 사용하는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가 1분기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살아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반도체 제조사들의 12인치(300㎜) 실리콘 웨이퍼 재고가 지난해 초 1.6개월 물량에서 지난 2월 1.3개월 물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리콘 웨이퍼 출하 추세를 볼 때 올해 반도체 시장 슈퍼사이클이 예상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사상 최대로 치솟았는데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쫓지 못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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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8Gb 기준)의 4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3.8달러로 한달새 26.7% 올랐다. 2018년 1월(35.8%) 이후 51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 범용 제품(128 기가비트 기준)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지난달 8.57% 상승한 4.5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말 주춤했던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달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도 제품에 따라 최대 18.57%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PC용 D램 가격이 2분기에만 8%가량 더 오르고 3분기에도 3∼8%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 전망을 두고도 상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을 기존 4524억달러(약 515조원)에서 4799억달러로 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해 6월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시장성장률을 6.2%로 예상했다가 같은 해 12월 발표에서 8.4%로 수정했다. IC인사이츠는 "이런 전망도 보수적인 전망"이라고 밝혔다.